2010. 봄 호 "고대문화"에 기고한 글입니다.
최근 <시크릿>이라는 책의 선풍적인 인기는, 사람들이 정보를 비판적으로 음미하는 능력을 애써 갖추지 않는 한 지나치게 노골적인 허구라도 너무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책은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이 염원이 전파 형태로 우주에 쏘아올려지며 다시 이와 같은 형태의 파동이 지구상에 반송되어 염원이 이루어진다는 해괴한 이론을 주장하고 있었다. 주차하러 가면서 주차공간이 있다고 생각하면 주차공간이 ‘짠’ 하고 나타난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더군다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욕망하는 것도 긍정적인 생각이라니 욕망의 전제를 규범적으로 검토할 필요도 없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부를 염원하여 부를 축적한 많은 “긍정적인 사람”들이 삶의 모델로 언급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시크릿>의 내용은 불평등이 심화되는 세계에서 쉽게 통용될 수 있는 전략적 정보의 일종이다. 규범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괴로움을 겪는 것(예를 들어 동성애자가 왕따를 당하고 폭행을 당하거나 가난한 사람이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일)은 긍정적인 마음을 먹지 못하였기에 생긴 일로서 자업자득이므로 다른 사람을 탓할 일이 못된다. 사실명제로서, 각자가 부딪히는 삶의 어려움은 정의로운 원칙에 따라 사회를 효과적으로 개선시키는 일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 개인이 열심히 우주에 전파를 쏘아올려서 해결할 일이다.(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