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시장의 실패와 국가의 실패 어느 한쪽만을 보고 다시 다른 한쪽 극으로 달려가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읽어야 할 내용들을 정리한 글입니다. more..
시장의 실패 아니면 국가의 실패, 그 이분법을 넘어서
서론
20C초, 대공황을 기점으로 시장의 실패에 대한 이론은 호황을 맞았다. 그리고 각각의 시장실패를 이유로, 국가의 개입은 계속해서 확장되어 왔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스태그플레이션과 함께 개입국가의 전성기는 막을 내렸다. 다시금 시장으로 복귀하자는 신자유주의의 원칙론은 이제 많은 지식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국가의 실패를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국가개입이 의도했던 제대로 달성하지도 못할뿐더러, 개입 그 자체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 ‘벌거벗은 시장’으로 복귀하자는 주장에 선뜻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시장의 실패는 자동적으로 치유된다 또는 어쩔 수 없다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언술이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데다, 지금 현존하는 형태의 특수한 ‘개입형태’의 실패를 국가 개입 그 자체의 실패로 보는 것은 흑백논리에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시장의 실패냐 국가의 실패냐 하는, 추상적인 이분법을 넘어서서, 시장과 국각의 구체적인 실패 형태를 살펴보고, 그것을 가장 잘 치유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보도록 하겠다.
본론
1. 시장의 실패
시장의 실패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이란 무엇인가 그 범위를 명확히 정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는 시장을 어떤 상품에 대해 수요측과 공급측이 경쟁적인 활동을 하여 형성되는 가격에 의해 주요하게 정보가 전달되고 자원이 배분되는 경제형태로 정의한다. 시장의 실패원인은 다음과 같은 6가지가 있을 것이다. 다음 6가지들은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관련을 갖고 중첩되어 있다.
(1) 불완전경쟁
시장기구에 의한 자원배분이 효율성을 가진다는 결론은 완전경쟁이 전제되고 있는 상황에서만 타당성을 갖는다. 만약 완전경쟁의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라면 시장기구에 의한 자원배분이 효율적이라는 명제 역시 그 타당성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불완전경쟁이 존재하고 있을 때 시장의 실패가 일어나리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불완전경쟁은 특허권이라든가 전매권 같은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하지만, 순전히 기술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기술적인 요인이란 규모수익체증의 현상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경우에는 자연발생적으로 독점화가 진행되어 시장의 실패의 초래하게 된다.
(2) 공공재
공공재는 등대나 공원, 혹은 도로같이 여러 사람의 공동소비를 위해 생산된 재화나 서비스를 의미한다. 공공재는 첫째, 소비에서의 비경합성을 가지고 있다. 즉, 추가적으로 한 사람이 더 공공재를 소비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소비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는 성격을 가지는 것이다. 공공재의 두 번째 특성은 배제불가능성인데, 소비를 위하여 어떤 대가를 치르지 않은 사람이라 하여 소비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성격이다. 어떤 지점에 설치된 등대의 서비스를 받는 배에게서 일정한 금액의 서비스료를 징수한다고 해도, 서비스료를 내지 않은 배라 하여 등대의 불빛을 보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
공공재의 경우, 이 두가지 특성 때문에 양의 가격의 매기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또한 바람직하지도 않은 결과가 빚어진다. 배제불가능성 때문에 양의 가격을 정해 징수하려 해도 징수할 수 없을뿐더러, 비경합성 때문에 한 사람을 더 소비에 참여시키는데 드는 한계비용이 0이 되어 양의 가격을 매기는 것은 효율적일 수도 없게 된다. 따라서 자유로운 시장기구에 내맡기면 공공재는 바람직한 수준에서 생산될 수 없게 된다.
(3) 외부성
어떤 한 사람의 행동이 제3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이득이나 손해를 가져다 주는데도 이에 대한 대가를 받지도 지불하지도 않을 때 우리는 외부성이 생겼다고 표현한다. 이와 같은 외부성의 경우에는 그것에 대한 대가를 주고받지 않는 것이므로 시장이라는 테두리의 외부에 존재하는 현상이라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외부성은 해로운 것과 이로운 것이 있을 수 있으며, 생산과정에서 생길 수도 있고 소비과정에서 생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과수원 주인이 과일나무를 더 심을 때 인근에서 벌을 치는 사람의 꿀 생산량이 늘어나는 결과가 생길 경우 생산과정에서 이로운 외부성이 발생했다고 말할 수 이다. 과일나무를 더 심는 것은 과일 생산을 늘리기 위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꿀의 생산도 부수적으로 늘어나는 결과가 생겼고, 그렇다고 해서 꿀 치는 사람이 과수원 주인에게 사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외부성이 생기는 것이다.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해로운 외부성의 대표적인 예로는 제조업체들이 방출하는 오염물질을 들 수 있다. 우리가 외부성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환경보존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이 개념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제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공해문제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외부성의 성격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외부성을 만들어 내도 이에 대해 대가를 치르는 것도 아니고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유로운 시장기구에 내맡기면, 이로운 외부성은 사회적 최적의 수준보다 더 적게 만들어지는 반면, 해로운 외부성은 최적수준보다 더 많이 만들어지는 결과가 나타난다.
(4) 불확실성
일반경쟁균형과 관련된 후생경제학의 정리들, 즉 시장이 최적의 자원배분을 가져온다는 결론은, 모든 사태가 확실하다는 암묵적인 가정하에서 구해진 것이다. 따라서 불확실성이 개입하게 되면 일반경쟁균형이 파레토효율성을 가져다준다는 정리는 그 의미를 잃게 된다. 물론, 애로우는 비록 불확시성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상황을 포괄하는 완벽한 조건부거래시장이 존재하면 효율족인 자원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완벽한 보험이 제공된다는 말과 같은 표현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은 충족되기 힘든데, 첫째로는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대비한 보험을 마련한다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둘째, 일단 완벽한 보험에 든 사람이라면 최선을 다해 나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경향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 이를테면 완벽한 화재보험에 들어 있기 때문에 불이난다 해도 전혀 실질적인 피해를 입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구태여 화재의 예방에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셋째, 보험금을 탈 가능성이 아주 높은 사람들이 주로 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역선택의 현상이 발생한다. 보험회사는 평균적인 위험성을 기준으로 하여 보험가입료와 보험금을 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 구조하에서 평균수준보다 낮은위험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그다지 매력적인 일이 아닌 것으로 느끼는 반면에, 높은 위험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결국은 가장 위험성이 큰 사람들이 주로 가입하게 되고 그럴수록 보험가입료가 점차 높아져야 하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5) 완비되지 못한 시장
사람들이 필요한 모든 재화가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전쟁이나 천재지변에 대한 보험, 혹은 빈곤에 대한 보험 등을 제공하는 회사는 거의 없어 개인드은 이와 관련된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또한 민간부문에는 수출입은행업무, 학자금융자, 중소기업융자 등을 전담하는 자본시장도 불비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와 같이 보험시장이나 자본시장 그 자체가 완벽하게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장이 자원배분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가격체계가 필요한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흡수, 전달하지 못할 때에도 시장은 사회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외면하게 된다. 이를테면 산업사회의 시장은 환경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자원의 고갈로 인해 생기는 비용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를테면 석유의 가격은 석유의 명백한 고갈을 눈앞에 두고 계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것은 시장의 외부성과 관련된 문제인데, 시장은 ‘내부화’할 수 있는 것도 스스로 내부화하지 못하며, 수치로 측정할 수 있는 많은 가치들 또한 다루지 못한다.
보완적 시장이 갖춰지지 않은 것도 때로는 시장의 실패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어떤 경제에서 필름이 전혀 생산되지 않고 있다면 카메라를 생산하려고 나서는 기업도 없을 것이 분명하다. 즉 필름 시장이라는 보완적 시장이 갖추어져 있지 않음으로 해서 카메라의 배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정부의 개입이 없으면 산업간 협동적 관계가 수립되기 힘든 것이다. 예를 들어 개발도상국에서의 도시재개발사업 공업단지조성사업 등의 경우에는 보완성을 갖는 여러 시장이 대규모의 협동체제를 갖추어야 제대로 수행될 수 있는데, 시장의 힘만으로 이 문제를 풀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6) 불완전한 정보와 그에 기반한 미시적 행위자의 분산된 의사결정
식품이나 약품 같은 것의 예에서 그 품질에 관한 정보의 전달을 생산자의 재량에만 맡겨 놓으면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전달되지 못해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해로운 성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밝히지 않아 피해를 입는 사람이 생기고 이에 따라 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보험시장에서 나타나는 도덕적 해이나 역선택의 현상도 결국은 정보가 완전하지 못해서 생겨나는 문제들이다.
고용주가 피고용인의 한계생산성을 쉽게 알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직무와 사람의 최적인 짝짓기가 힘들다. 대체방법으로 학력과 같은 신호를 쓰지만, 신호가 우리나라의 대학입학시험과 같이 생산성과 실증적으로 크게 관계없는 것으로 잘못 설정되어 있을 때는 역시 자원배분의 왜곡이 일어난다.
기업의 수익성이나 재무구조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으면 금융기관은 기업의 규모에 의하여 주먹구구식의 대출을 하게 된다.
분산된 의사결정 덕분에, 케인즈가 말한 ‘미인선발대회의 오류’가 생긴다. 누가 미인인가를 가려낼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누구를 미인으로 생각할까를 기준으로 함으로써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을 다 함께 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가들도 단순히 다른 금융투자가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해서 대규모의 자본유출이나, 거품경제의 대대적인 형성과 파괴가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회의 투자가 매우 불안정하여 그에 따라 성장, 고용과 같은 지수들도 불안정하게 되는 것도 따져보면 여기에 원인이 있는 것이다. 미시적 행위자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관찰하고 적응하지만, 그러한 기대라는 것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요즈음, 세계의 자동차 산업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시장이 수요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개인은 불완전한 정보 하에서 분산된 의사결정을 하기 떄문에 생긴 일이다. 만약에 전세계 자동차 수요의 동향이 명확히 모든 구성원에게 알려져 있다면, 그리고 상대 기업들의 행동전략이 완벽히 알려져 있다면 자동차 산업이 과잉생산의 위기에 몰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기업은 공황에 직면하여 생산량과 인원을 감축하지만, 모든 기업이 이렇게 행동하면 연쇄나선현상으로 수요는 더더욱 위축되고 공황은 더욱 깊어간다. 노동자들이 모두 다른 노동자들과 고용과 임금을 두고 개별적으로 경쟁하기만 하면, 고용주와의 교섭력을 잃게 되어 전체 가치 생산분 중에서 차지하는 몫이 줄어들게 되고 노동환경에 대해서 저항할 수가 없다.
결론적으로 시장의 실패에 대한 분석은, 국가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논거가 되었고, 특히 케인즈적 수요관리 정책과 함께 다양한 이유로 규제와 국가개입은 늘어만 갔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아무런 문제를 낳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 이후, 자유주의자들은 반격을 시작했다.
2. 국가의 실패
국가의 실패에 대해 가장 꾸준하면서도 선진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학파는 버지니아 학파일 것이다. 단순히 국가의 거시경제정책을 철회시킬 것을 주장하면서도 투표시장의 효율성을 가정하는 시카고 학파와는 달리, 버지니아 학파는 철저하게 국가의 비효율성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버지니아 학파의 주장을 중심으로 국가의 실패를 살펴보겠다.
버지니아 학파에 의하면, 정치시장의 주인공은 유권자, 이익집단의 구성원, 관료, 정치인들이다. 버지니아 학파의 정치경제 모형에서 정치인들은 일종의 중개인이며, 유권자와 이익단체 그리고 관료들은 부의 이전을 원하는 수요자들이자, 정치적 대가를 공급하는 공급자들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인들은 시장이 균형을 이루도록 만드는데, 사회적 한계비용과 편익보다는 사적 한계수익과 한계비용의 계산 비교를 통해 자신들의 효용을 극대화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서 수요 자체는 지대추구에 불과한데다가, 정치적 대가는 일종의 비생산적인 낭비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치과정 자체는 심각한 낭비가 될 수밖에 없고 이 지출은 정치시장의 중개자인 정치인들에게 귀속된다.
이러한 기본모델을 바탕으로 국가실패의 원인과 형태를 몇가지로 나누어서 살펴보겠다.
(1) 정치시장 통제능력의 불완전성
초기 버지니아 학파의 가설을 수립한 다운스의 ‘중간유권자 정리median voter theorem’는 투표를 의식하는 경쟁정당들은 유일하고 안정된 정치적 균형으로 수렴하게 되는데, 이러한 정치적 균형은 중간투표자를 선호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다운스의 아이디어는 그의 투표모형에서 도출되는 해가 다수결 원칙을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오히려 정치균형에 근거한 효율성원리를 입증하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후속연구들에 의해 다운스의 중간유권자 정리가 필요로 하는 조건들이 너무 제한적이고 비현실적이라, 이 조건들을 완화시키자, 중간유권자의 지배력은 상당히 떨어졌으며, 높은 정보비용이 생겼으며, 정당이 유권자의 선호를 변화시킬 수도 있었다.
다른 이유들도 있다. 정치시장의 일괄구매 성격(패키지화된 상품 구입)에 의해, 유권자는 각 이슈마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기 위해 여러 정치인들을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 이는 마치 독점력을 갖고 있는 업체가 몇 개의 상품을 끼워팔 수 있듯이, 후보자 역시 수십가지 사안 중에 매우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일부에 대해서는 핵심사안에 끼워 결국 패키지로 판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정당은 재직기간 초기에 자신들이 발표한 정책노선에서 이탈해야 할 경우 유권자의 망각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투표동기는 정치시장에서 정치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통제장치가 될 수 없다.
(2) 이익집단의 지대추구와 경제자원의 낭비
이익집단은 특수화되고 전문화된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조직된다. 이익집단의 조직은 차별적 인센티브(selective incentive)를 사용하여 적절하게 동원되며, 이익집단의 대표들은 정치시장에서 로비를 수행한다. 이익집단들은 그들에게 유리한 재분배를 유도하기 위해 표 담합(log-rolling)을 시도하며, 뇌물을 공여하며, 접대하며,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버지니아 학파에 의하면 이러한 모든 과정은 낭비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낭비가 더 있다. 이익집단이 하고자 하는 일은 결국, 경쟁적 시장에 인위적인 제한을 가하는 것이므로-규제나 독점적 지위, 면허, 사업의 승인-일종의 독점적 지대를 발생케 하여 시장을 교란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통상의 정치시장은 이러한 이익집단의 지대추구행위에 매우 취약하다. 왜냐하면 이들의 지대추구행위로 인해 손해를 보는 일반 유권자들은 조직되어 있지 않고, 또한 하나의 특별한 지대추구행위로 인해 보는 손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 무시’를 하게 된다. 반면에 특수한 이익을 추구하는 이익집단은 그 이슈 자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정치시장에서 많은 힘을 행사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결과는 수많은 이익집단들의 이익의 통과이며, 이것은 ‘합리적으로 무시’할만큼 적은 양을 넘어서서 경제 전체에 커다란 낭비를 가져오게 된다.
(3) 국가의 규제와 비효율성
국가는 시장의 실패에 대처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규제정책을 실시한다. 그런데 이러한 규제정책은 의도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목적에 상반되는 부작용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규제의 역설이라고 한다. 선스타인은 규제의 역설이 발생하는 근본이유는 한마디로 규제대상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명령통제방식을 사용한 데 있었다고 단정짓고 있다. 즉 피규제자가 위치하는 지역의 특성, 규제의 순응비용, 규제에 대한 자세 등에서 천차만별인 수십 수백만의 기업이나 개인들에게 동일한 기술이나 전략을 적응시키려는 규제는 결코 성공하기 힘들고, 따라서 이런 식의 규제집행은 규제의 역설을 초래하게 된다는 논지이다. 규제의 역설에는 다음 몇가지가 있다.
첫째, 과도규제는 과소규제를 야기한다. 규제가 지나칠 정도로 강하게 입안되면 오히려 잘 지켜지지 않는다. 오히려 한 분야에서는 강력하게 규제가 실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머지 분야, 또는 오히려 규제가 절실히 필요한 부분에서는 과소규제가 되기 십상이다. 규제가 너무 엄격하면 집행기관에서 집행을 꺼려할 수 있다거나, 피규제집단이 로비활동을 통하여 규제의 강도를 상쇄시키려고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집행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몇몇 오염물질에 대해 집중적으로 단속하려면 다른 수없이 많은 오염원에 대하여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둘째, 새로운 위험만 규제하다 보면 총위험수준이 상승한다. 먼저 신위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으로써 신상품의 가격이 증가한다. 신상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면 경제주체들은 당연히 구상품으로 수요를 대체한다. 위험요소는 더 많이 갖고 있으나 규제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값비싼 신상품을 굳이 선호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구상품에 의한 구위험은 더 커지게 된다. 그 다음, 모든 상품에 위험규제가 고루 적용되었다면 좀 더 안전한 상품의 개발이 촉진되었을 텐데, 신상품에만 국한됨으로써 기술개발의 동기유발이 작아지고, 설사 안전한 상품이 개발되더라도 가격차 때문에 시장진입이 어려워진다. 이렇게 신위험만을 규제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공공선택이론의 맥락에서 답은 상당히 명료하다. 즉, 구위험을 발생시키는 단체들에게 그러한 정책이 훨씬 이롭기 때문이다.
셋째, 최고의 기술을 요구하는 규제는 기술개발을 지연시킨다. 이런 규제가 자기실패적으로 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향후 우수한 기술개발에 대한 인센티브를 꺾기 때문이다. 정부가 특정 기술을 인정하면, 그렇게 인정된 기술이 아닌 다른 기술개발에 투자한다고 해서 특별한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며, 설사 기술개발에 성공한다면 현재까지 투자해온 생산설비를 대체시키는데 매우 큰 비용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업종에 속하는 다른 모든 경쟁업체들도 자기와 흡사한 인센티브를 가질 것이라고 전제한다면 기술개발에 대한 인센티브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특히 어떤 새로운 기술을 ‘사용 가능한 최고기술’로서 정하려고 노력할 때 업계는 가능한 그렇지 않음을 보이려는 역작업을 할 것이다. 결국 이는 기술개발을 억제하고 산업 전체의 위험수준을 높이는 효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넷째, 소득분배 목적의 규제는 가장 불우한 경제주체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미숙련 근로자를 돕겠다고 제정된 최저임금제가 기존의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신규 고용 예정자 대신 기계로 대체시키려는 인센티브를 고용주에게 갖게 만드는 일은 그 가장 두드러지는 예이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을 불식시키겠다고 도입된 갖가지 기회균등 관련규제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흑인, 여성근로자, 노년층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정책들은 고용주들의 부담을 증가시켰다. 즉, 일단 고용한 후에는 해고하기도 매우 힘들고, 모든 면에 있어서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기회균등정책의 대상자들을 고용하는 비용이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고용하려는 인센티브가 감소될 수밖에 없다. 법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인원만을 고용할 뿐 그 이상은 고용을 기피하게 되었고, 결국 규제정책의 피해는 흑인, 여성근로자, 노년층이 되었다. 저소득층의 생계보조를 위한 월세규제도 비슷한 부작용을 낳았다. 임대인들이 임대용 주거시설을 용도를 변경해버리든지, 임대를 하더라도 주거시설의 질이 급격히 떨어졌든지, 아니면 각종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겉으로는 월세가 감소하였으나 실제로는 예전수준으로 지불하는 등의 부작용이 성행하였다.
결론적으로 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작동원리를 교란시키는 규제는 원래의 의도와는 달리 목적과 반대되는 부작용을 가져 올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3. 이분법은 왜 옳지 않은가?
국가의 실패에 대한 논증 작업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결론은 ‘최소국가 이상의 국가행위는 낭비다’라는 문장으로 수렴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논증과 결론 사이에 비약은 없는가?
적어도 두가지 비약이 분명히 존재한다. 첫째, 국가의 실패가 존재한다는 것의 결론으로부터 국가실패가 시장실패보다 더 두려운 것이다라는 결론은 자동적으로 도출되지 않는다. 만약 벌거벗은 시장으로 단순 회귀하려면, 국가의 실패보다 시장의 실패가 전체로서 참을만 하다는 것을 논증해야만 한다. 그러나 많은 최소국가주의자들에게 이러한 과정은 논증이 아니라 단지 신념의 선택인 것 같다. 즉, 정보비용의 존재를 무시한 경쟁적 시장 모델에 의해 이상 상황을 머리 속에 그리고, 그 이상 상황을 교란시킨다는 이유로 국가를 비난하는 것이다. 그러나, 스티글리츠가 적절히 밝혔듯이, 정보비용이 없는 시장이란 우화에 불과하다. 정보의 불완전성(또한 시장의 불완전성)이 분석에서 고려된다면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가정은 존재하지 못하게 된다. 이 가정들이 없이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의 공식적 결정체로서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장경제라는 ‘표준적 신고전주의 모델’은 아무런 지침을 제공해 주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현재의 특정한 국가 개입의 방식이 실패했다는 사실이, 앞으로 대안적인 국가 개입마저도 거부하게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지금의 특정한 양태의 학교교육이 부작용을 낳고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해서, 다른 어떠한 양식의 교육마저도 거부하는 것이 옳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 말하자면, 시장의 실패가 여전히 존재하는 한, 그것은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킬 것이며, 그 문제를 단지 현재의 국가개입으로 잘 해결할 수 없다고 해서 놓아두는 것은, 정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의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국가개입의 유지를 주장하는 쪽은 어떠한가? 이쪽 진영은 적어도 비약은 하지 않지만, 간단하게 국가실패의 부작용들을 ‘무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현존하는 형태의 국가개입의 유지 진영은 단결된 학파 진영이 아니라, 특수이익을 차별적으로 얻어려는 수많은 이익집단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해하지 않는 분야에서는 국가규제의 완화를 요구하고, 자신들의 특수이익과 관계되는 분야에서는 여전히 규제를 포획하려고 한다. 즉, 국가의 실패를 이야기하며 전면적으로 시장으로 돌아가자는 주장과, 특수이익을 받쳐주는 국가개입을 계속 유지시키려는 진영 사이에는 묘한 공생관계가 있다. 대안을 ‘벌거벗은 시장’으로만 제시하는 것은 곧, 현재의 국가개입을 유지시키려는 유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말로는 ‘규제완화’를 외치면서 막상 자신의 특수이익과 관계될 때에는 독점과 면허, 인허가와 보조금을 요구하는 경제주체들의 논리를 볼 때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렇다면, 국가의 실패와 시장의 실패 모두를 공정하고 소상하게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국가와 시장의 구체적인 실패 형태를 부작용없이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적 조정과 개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4. 대안적 조정 모델의 위상과 역할
아담 쉐보르스키는 “A Better Democracy, A Better Economy”라는 논문에서 결국 시장은 공공적 조정과 개입을 필요로 하고, 그러한 조정과 개입은 ‘더 나은 민주주의’로만 달성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원리상으로 보자면 당연히 도출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정치라는 것이 결국 시장의 실패-주요한 실패모형은 ‘죄수의 딜레마’로 압축될 수 있다-를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공공적 대리행위이기 때문이다. 즉, 국가의 실패는 결국 주인-대리인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한 실패인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장 또한 주인-대리인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고, 여러 가지 제도를 통해서 시장은 이를 극복해 온 것이다. 다만, 정치영역의 경우에는 주인이 다수이고 분산되어 있으며, 때에 따라서 일부 소수 주인이 다른 다수 주인의 이익에 반하여 힘을 집결시켜 대리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여기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대안은 “더 나은 민주주의”이고, 더 나은 민주주의는 ‘주인-대리인’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모델이어야만 하며, 이러한 모델은 시장의 극복방식을 모방한 것일 수도 있고 또한 공공영역 그 자체에 특유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결책은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대리인의 행동 재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가장 일관되고 강력한 모델을 보여준 사람은 바로 하이에크다. 그는 법률제정의 일반적 규칙을 만드는 엘리트들의 의회와, 대표자로 구성되는 구체적 법률을 만드는 일반의회를 구분하여, 경직적이고 강력한 자유주의-입헌 국가를 건설하려고 하였다. 즉 가능한 한 구체적 목적을 가진 정부정책은 지양하고 추상적 일반적 목적을 가진 정책을 위주로 하라는 것이다. 환언하면 질서정책을 중심으로 정부정책을 펴나가라는 것이다. 정부가 민간시장부문의 자원배분이나 소득분배의 결과에 불만이 있어, 그 교정을 위해 개입하는 경우에도 가능한 한 개별적 구체적 개입보다는 일반적 추상적 개입 환언하면 질서적 개입, 즉 구체적 결과를 바꾸는 데 급급하지 말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는 개입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산업정책을 실시하는 경우에도 특정유망산업이나 특정유망기업을 뽑아 정부가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지원등의 방법으로 직접적 구체적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산업들이 필요로 하는 고급인력의 양성이나 사회간접자본에의 정부투자를 확대하는 식의 활동을 하라는 것이다. 만일 정부정책이 특정 개별산업이나 개별기업의 이해관계에 직접 미칠 수 있는 영향의 폭이 입헌적 틀로 줄어들게 된다면 그만큼 정부관료의 재량의 힘도 줄어들고 산업이나 기업들의 로비활동의 필요도 줄어든다.
그러나 하이에크가 보지 못한 것은, 종종 법률은 일반-구체로 두부 자르듯이 나눌 수가 없으며, 어떠한 법률제정기관이라도 그것이 주권의 통제를 넘어서면-즉, 하이에크가 구상했듯이 몇십살 이상 먹은 엘리트들의 종신제로 운영되거나 한다면- 독재의 위험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주인의 이익에 반하는 대리인의 행동을 낳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이에크의 제안은 부분적으로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즉 직업의 자유에 대한 헌법적 보장, 인위적인 독점 금지 조항 등의 일반조항을 통해서 자의적인 경쟁제한 법률들을 기각시키는 것이다. 또는 경쟁제한 행정행위를 일반적으로 기각시키는 법률 자체를 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에 복잡하고 국가개입의 여지를 남겨두는 많은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해결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해결책은 대리인이 주인의 의사에 따르도록 하는 유인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것은 시장의 모델을 공공영역에 부분적으로 가져오는 해결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경쟁의 압력은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도록 만드는 동시에, 대리인 상호간의 감시를 통해서 감시비용을 줄여준다. 이러한 해결책의 대표적인 예는 클린턴 행정부의 주요한 브레인인 라이커(Riker)를 비롯한 신진보주의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이 내놓는 안이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부각된 이들의 주장은 기본적으로 종래의 시장이냐 정부이냐의 이원론적 접근을 거부하고 일원론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냐 시장이냐가 아니라 진정 중요한 문제는 어떤 정부냐 어떤 시장이냐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들은 정부부문에의 기업원리 도입의 예로서 몇가지 구체적 사례를 들고 있다. 예컨대 캘리포니아주의 한 시에서는 1980년대 들어 새로운 예산제도를 도입하였는데 그 주내용은 첫째 특정부서예산안에서 보다 상세히 세분된 예산항목을 없앴다. 따라서 부서 예산안에서는 실무자들이 판단에 따라 항목간에 필요시 예산전용이 얼마든지 자유스럽게 되었다. 예산활용이 현장의 필요와 판단에 따라 그만큼 유연하게 된 세밍다. 둘째, 회계연도가 지나고도 남는 예산이 있는 경우 다음 해로의 이월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당해 연도의 예산을 반드시 당해 연도에 사용하기 위한 무리한 노력에서 오는 불필요한 낭비를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예산 남용의 유인을 막은 셈이 된다. 셋째, 사업의 선정방법, 추진방법 등을 개선하여 예산 절감을 가져온 경우 또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여 예산의 증가를 결과한 경우 등에는 절감된 예산의 일부와 증가된 예산의 일부를 보너스의 형태로 공무원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제도화하였다. 예산절감에 노력할 유인과 동시에 새로운 이익이 나는 공공 서비스를 적극개발할 유인을 제공한 셈이다. 이런 개혁을 통하여 그 도시의 예산사정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일선 공무원들의 열의와 사기도 크게 진작되었고, 공공사업이나 공공서비스의 질 또한 크게 개선되었다. 한마디로 정부부문에서도 기업가적 자질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조직환경과 유인체계를 고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들은 정부부문개혁의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모든 문제해결에 직접 나서서 해결하지 말고 가능한 해결의 촉진자가 되도록 하라. 예컨대 민간의 자구조직 등이 문제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필요한 지원을 조직화하라. 둘째, 지역공동체의 참여와 결정권을 확대하라. 셋째, 경쟁의 원리를 적극도입하려. 넷째, 행정규칙에 따른 행정이 아니라 목표달성 위주의 행정을 펴라. 다섯째, 성과위주의 행정을 펴라. 이를 위해 성과를 평가하고 반드시 상응하는 보상을 하라. 성과를 높이기 위해 민간 부문이 하는 분임조 활동 등도 강화하라. 여섯째, 대민봉사위주의 행정을 펴라. 일곱째, 행정을 기업화하라. 여덟째 사후교정이 아니라 사 사전예방행정에 치중하라. 아홉째, 분권화된 행정을 하라. 열째, 문제가 있을 때마다 프로그램을 만들려 하지 말고 시장적 해결이 가능하도록 구상하라.”
하이에크와 신진보주의자의 해결책은 신자유주의자들이 공격했던 국가실패의 상당 부분을 없애 줄 수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들을 남겨둔다. 경쟁하는 정치권의 대중 조작 가능성-즉, 그릇된 정보를 유포시킴으로써 잘못된 수행이 올바르다고 인식시키는 경우-이 존재한다. 이것은 수없는 복잡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4년 혹은 5년에 한번씩 바뀌는 대표자 투표로 특징지워지는 단순 대의제 모델의 불완전성의 필연적인 한계이다. 선거-경기 순환 이론이 가르쳐주듯이, 유권자가 정치권은 정보를 획득하고 해석하는데에는 비용이 든다는 점을 이용해서 정치권은 잘못된 ‘수행평가’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한계는 단적으로 말하자면 지금의 대의제 모델의 ‘참여 구조’의 단순성이다. 즉, 간접적이고 선호집합적인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감시와 통제, 그리고 참여의 비용을 낮추는 보완적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주인은 대리인의 행위에서 멀리 떨어지고, 파편화된 선호를 변화시키지 않고 단순히 투표하는 것을 넘어서, 효과적인 감시와 통제 그리고 지시와 더 나아가 참여까지 가능한 것이다.
현재까지 논의되고 있는 민주주의 모델 중에서 감시와 통제의 비용을 낮추는 가장 최적의 모델은 ‘심의 민주주의 모델’로 보인다. ‘심의 민주주의’는 선호집합적인 민주주의와 달리, 상호 존중과 호혜의 관점 유지, 합리적인 근거 제시, 충분한 토의, 온전한 참여로 특징지워진다. 선호집합적인 민주주의가 외생적으로 결정된 다수자의 선호에 의해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심의민주주의는 토론의 과정을 통해 내생적으로 선호를 변화시킴으로써 소수의 의견이 옳을 때에는 이것이 관철될 수 있는 유효한 통로를 제공한다.
심의 민주주주의의 원칙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년 동안 여러 학자들에 의해 꾸준히 진척되어 왔으나, 아주 구체적인 모델에 대해서까지는 아직 종합적인 상을 도출해낼 만큼 충분한 연구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논의 속에서 구체적인 모델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으며 그 대략적인 윤곽은 다음과 같이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국민들 모두에게 무상 배포되는 정치신문이 필요하다. 이 정치신문에는 하나의 의제에 대해서 경쟁하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실릴 것이다. 정치신문에 실리는 글은, 그 이슈에 대하여 동일한 입장을 지닌 개인, 단체들의 대표적 연대체에 의해서 쓰여질 것이다. 이러한 정치신문의 존재는 정치적 대리인들의 ‘조작’을 줄이고, 특히 저소득층의 정보획득-해석 비용을 줄임으로써 효과적인 감시와 참여의 기제가 되어 줄 것이다.
둘째, 시민사회의 조직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특히 이것은 대의제 조직을 통해서 그 이익을 잘 주장하지 못하고 특히 정보 획득과 해석의 비용을 부담하는데 불리한 집단의 조직을 도와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시민에게 5개의 쿠폰을 부여하여 4년마다 한번씩 투표를 통해서 시민-이익 단체에 하나씩 투표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시민-이익 단체는 공적인 자금을 보조받으면서도 그 자율성이 훼손되지 않을 수 있으며, 자신의 활동과 관련하여 ‘공적’일 것을 더욱 더 요구받을 것이다.
셋째, 일반 국민 투표를 심의화하고 강력화할 것이 요구된다. 즉, 일반투표는 단지 헌법제정이나 정해진 몇가지 사항에 대해 이미 의회에서 논의된 것을 가부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경쟁적인 여러 안들을 심의해 내고 공론화시키는 장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일반투표는 정치신문을 통해 그 의제에 대해 숙고한 사람들만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컴퓨터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해 이는 기술적으로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즉, 정치신문에 실린 각 안의 근거들에 대한 간단한 문제풀이를 통해서 일정한 문제 이상을 푼 사람만이 투표 사이버 공간 속으로 들어가서 투표할 수 있게 한다면-문제풀이 자체는 숙고된 지식을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 ‘숙고’를 유도하는 하나의 장치일 뿐이다-투표는 열정이나 다수의 무비판적인 힘이 아니라 공적인 토론의 논리를 따르는 결과산출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일반투표는 ‘심의된 국민의 일반의지’와 대체로 동일시될 수 있을 것이며, 일반투표의 예상되는 결과에 반하는 안을 지지하는 의원은 다음 선거에서 그러한 사실로 인해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다.
넷째, 전통적인 행정기구의 분리된 작업들을 통합적으로 묶는 프로젝트형 행정기구의 건립이다. 이러한 프로젝트 형 행정기구는 국가기구 뿐 아니라 지역-시민 단체들이 적절하게 포함될 것이며, 프로젝트가 끝나면 유연하게 해체되고 다시 다른 프로젝트가 생성될 수 있도록 각 행정부의 예산과 독립된 일종의 기금제로 운영될 것이다. 이러한 기구는 안전과 같은 사안에 대해서 어떤 안전에 대한 위협은 줄이면서 그 대가로 다른 위협이 더 늘어나는 것과 같은 비효율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포괄적인 심의-행정의 틀을 마련해 줄 것이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틀을 통해 국가개입은 다음과 같이 시장실패들을 치유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첫째로 불완전경쟁의 경우에는 우선, 정부가 독과점에 대한 규제를 통해서 경쟁이 어떤 적합한 형태로 자리잡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물론 독과점 규제는 일방적으로 금지냐 허용이냐의 논리로 나가서는 안되고, 각 구체적인 산업의 특성에 따라서 방식과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 또한 잠재적인 경쟁의 위협이 충분히 있거나 혹은 대체적인 이종 산업이 있을 경우에는 형식적으로 독점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규제할 만한 충분한 근거는 성립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경쟁이 없는 상태에서 폭리를 취하거나 경쟁을 막는 기업의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다.
둘째, 공공재의 경우에는 정부가 이를 공급하거나 일반적인 세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의료보험제도는 그 좋은 예이다. 건강은 한 사람이 건강하면 다른 사람도 병에 전염될 가능성이 줄어드는 공공재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의료비를 지원하는 것은 공공재를 공급하는 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공공재들은 배제불가능성과 비경합성, 그리고 규모수익체증의 정도가 다양하므로 각 성격에 알맞는 자금조달방식, 공급계산방식을 달리 할 수 있다.
셋째, 외부성의 경우에는 자원의 소유권을 명확히 하거나, 외부성을 발생시키는 활동을 규제하거나 보조하는 작업, 외부성으로 인해 발생되는 이득과 피해를 적절히 정부가 이전시키는 방법이 있다. 거래비용이 없다면 혹은 매우 낮다면,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없어도 이해당사자들의 자유로운 협상에 의해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코우즈 정리이다. 외부효과가 귀속되는 당사자가 명확한 경우에는, 집단소송제도의 입법화, 소유의 귀속에 대한 입법화를 통해서 거래비용을 낮추고 소유권을 확립시켜 어느 정도 자유로운 협상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많은 문제에서는 이해당사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판별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요즈음처럼 산성비라든가 지구오존층의 파괴, 혹은 지구온난화 현상처럼 범세계적인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문제의 경우 우리는 그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있는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 누가 이해당사자인지를 알아내고 이들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거래비용을 낮추는 작업이 용이한 경우는 몇 되지 않을뿐더러 조직화 수준과 자금력의 우열로 인해 협상이 공정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므로 소유권의 확립과 협상으로 인한 외부성의 해결은 매우 제한적인 것일 수밖에 없고 정부의 적절한 규제와 보상 활동이 요청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규제와 보상은 규제 중심적인 것이 아니라 행동유도적인 것이어야 하며, 특히 이러한 문제는 환경문제의 해결에서 중요하다. 환경세는 주의깊게 부과되어야 하며, 환경세로 마련된 재원은 더 나은 환경을 산출하는 기술개발과 기술의 활용, 기업구조의 조직 등을 지원하도록 사용되어야 한다.
(네번째, 불확실성의 문제는 결국 정보의 불완전성 문제로 귀착되므로 여섯째 해결과 궤를 같이 할 것이다.)
다섯째, 완비되지 못한 시장의 문제는 시장체계로 문제를 내부화시키거나, 정부가 공공재로서 지급하거나, 시장을 정부가 형성시키거나 해야 한다. 학문연구와 같이 대중수요에 기반한 내부적 보상체계가 성립되기 어려운 활동은 정부가 공공재로서 지원을 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빈곤에 대한 보험-역선택이 작용하는 보험-은 정부가 사회보장시스템의 형태로 마련해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가격체계로 내부화될 수 있는 것은 정치적 결정과 입법화 과정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내부화할 필요가 있다. 그린GNP의 개발이 경제지표에 환경가치를 내부화한 좋은 예이다. 거시적 지표 뿐 아니라 미시적인 가격에도 환경을 비롯한 가치들이 내부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전혀 상품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곳에 자본축적을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즉, 기업들은 불확실한 수익성으로 인해 생기는 높은 위험도를 떠맡으려 하지 않으므로 정부가 일종의 보험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여섯째, 제한된 정보와 그에 기반한 미시적 행위자의 분산된 의사결정의 문제는, 정보를 개방하고 경제활동을 투명하게 하며, 연대와 협약을 통한 조정을 가능하게 만들고, 거시경제정책을 비롯한 적절한 조절양식을 개발함으로써 해결가능하다. 정보의 개방과 경제활동의 투명화는 전체의 관점에서 경제를 조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장기능의 장애들을 제거해 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약품을 비롯한 상품의 품질을 검사하는 기능을 국가가 대신 해준다든가, 표시되어야 할 정보를 표시하는 의무를 기업에게 지운다든가 함으로써 소비자가 혼란과 큰 비용없이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일은 소비자가 품질에 대한 신뢰의 신호로 독점기업의 상호를 활용하는 경향성을 제어하는 기능도 하기 때문에 경쟁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경제활동을 투명하게 한다는 것은, 기업을 비롯한 행위주체들이 서로의 행동과 전체적인 경향에 대해서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를테면 각 기업의 자동차산업의 진입결정이나, 자동차 수요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어 있다면 중앙계획 없이도 각 경제주체가 적절한 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연대와 협약을 통한 조정으로 이어진다. 노동자들이 적절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 노조를 조직해서 교섭력을 높이고, 산별노조를 건설해서 전체적인 노동환경, 고용수준에 대해서 협상하는 길을 트는 것이 그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각국은 무제한적인 자본의 이동과 저임금경쟁을 통한 소득분배의 악화와 환경파괴의 가속화를, 자본의 활동에 대한 규제를 국제협약으로 규정함으로써 막을 수 있울 것이다. 투기로 인해 생기는 가격신호의 왜곡은, 투기자체를 규제하거나 투기행위의 비용을 높임으로써-이를테면 환거래에 토빈세를 부과하는 것과 같이-완화시킬 수 있다.
5. 결론
결국 우리에게는 이분법 보다 더 나은, 그리고 더 많은 선택지들이 주어져 있다. 시장의 실패는 여전히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며 그 방안들을 실현하는 국가개입의 형태가 ‘어떠하냐’에 따라서 우리는 국가의 실패까지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두 가지의 점만을 더 지적해야 할 것이다. 하나는 전통적인 국가의 관리 방식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그 중 하나는 ‘규제’ 중심에서 ‘유도’ 중심으로 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경보호라고 하면 엄격하고 세세한 규제의 규칙들을 제정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로 하는 공해의 양을 정하고 그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거시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고이윤-고투자-고성장으로 이어지는 끝없는 호황을 전제한 수요관리 정책을 포기할 것이 요구된다. 수요관리 정책은 그 복잡성으로 인해 끊임없는 실패를 자아냈고, 신자유주의자들의 국가의 전면적 축소를 주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런점에서 하이안 민스키가 주장한 ‘투자의 사회화’는 귀담아 들으만 하다. 광대한 수요관리-사회보장정책의 재원을 돌려 최종고용자로서 국가역할을 부담하는 것이다. 물론 이 고용의 형태는 국가의 직접 고용일수도 있고, 울리히 벡이 주장하는 ‘시민노동’-리프킨의 제3영역-에 쿠폰을 지급하는 형태의 고용일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에나 그것이 인위적인 수요관리가 아니라 고용 그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두 번째로 지적할 중요한 점은 민주주의 실패는 민주주의 과정 그 자체의 실패라기 보다는 그 과정을 왜곡하는 주요한 다른 모순으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소유권의 불평등이다. 로머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기업주식의 소유로 인해 엄청난 소득을 가지는 극소수의 부유한 계급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즉, 이윤을 증대시키는 공공악재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이러한 사람들의 이해관계와 일반적으로 일치한다는 것이다. 로머는 그의 논문에서 한 개인의 소유권이 차지하는 생산수단의 비중이 크면 클수록 이윤을 증대시키는 공공악재에 관한 그 사람의 최적수준도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결국 국가의 실패를 유도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유권 구조의 전면적 개혁-소유권의 다양한 측면을 분할, 평등화하는 개혁-이 필요한 것이다.
참고문헌
환경의 세기, 에른스트 울리히 폰 바이츠제커, 권정임외 옮김, 생각의 나무, 1999
“A Better Democracy, A Better Economy” 아담 쉐보르스키, 계간사상 1999여름호
“밀레니엄 시대의 민주주의 대안 : 심의 민주주의” 임혁백, 계간사상 1999겨울호
“내재적 금융불안정성과 투자의 사회화 : 하이안 민스키의 논의를 중심으로” 박종현, 동향과 전망 2000여름호
법경제학, 박세일, 박영사, 1997
시장 국가 민주주의, 임혁백, 나남, 1997
새로운 사회주의의 미래, 존 로머, 고현욱외 옮김, 한울, 1996
합리적 선택과 공공재, 박효종, 인간사랑, 1994
아름답고 새로운 노동세계, 울리히 벡, 홍윤기 옮김, 생각의 나무, 1999
재정학, 이준구, 다산출판사, 1997
아래의 글은, 시장의 실패와 국가의 실패 어느 한쪽만을 보고 다시 다른 한쪽 극으로 달려가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읽어야 할 내용들을 정리한 글입니다. more..
시장의 실패 아니면 국가의 실패, 그 이분법을 넘어서
서론
20C초, 대공황을 기점으로 시장의 실패에 대한 이론은 호황을 맞았다. 그리고 각각의 시장실패를 이유로, 국가의 개입은 계속해서 확장되어 왔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스태그플레이션과 함께 개입국가의 전성기는 막을 내렸다. 다시금 시장으로 복귀하자는 신자유주의의 원칙론은 이제 많은 지식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국가의 실패를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국가개입이 의도했던 제대로 달성하지도 못할뿐더러, 개입 그 자체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 ‘벌거벗은 시장’으로 복귀하자는 주장에 선뜻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시장의 실패는 자동적으로 치유된다 또는 어쩔 수 없다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언술이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데다, 지금 현존하는 형태의 특수한 ‘개입형태’의 실패를 국가 개입 그 자체의 실패로 보는 것은 흑백논리에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시장의 실패냐 국가의 실패냐 하는, 추상적인 이분법을 넘어서서, 시장과 국각의 구체적인 실패 형태를 살펴보고, 그것을 가장 잘 치유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보도록 하겠다.
본론
1. 시장의 실패
시장의 실패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이란 무엇인가 그 범위를 명확히 정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는 시장을 어떤 상품에 대해 수요측과 공급측이 경쟁적인 활동을 하여 형성되는 가격에 의해 주요하게 정보가 전달되고 자원이 배분되는 경제형태로 정의한다. 시장의 실패원인은 다음과 같은 6가지가 있을 것이다. 다음 6가지들은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관련을 갖고 중첩되어 있다.
(1) 불완전경쟁
시장기구에 의한 자원배분이 효율성을 가진다는 결론은 완전경쟁이 전제되고 있는 상황에서만 타당성을 갖는다. 만약 완전경쟁의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라면 시장기구에 의한 자원배분이 효율적이라는 명제 역시 그 타당성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불완전경쟁이 존재하고 있을 때 시장의 실패가 일어나리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불완전경쟁은 특허권이라든가 전매권 같은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하지만, 순전히 기술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기술적인 요인이란 규모수익체증의 현상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경우에는 자연발생적으로 독점화가 진행되어 시장의 실패의 초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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