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증의 필요성

 

정치가와 학자들 중 일부가, 대통령 결선투표제가 개헌필요사항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헌법해석에서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관한 주장이 정치적 셈법에 따라 달리 주장되고 있어서 문제다.

 

특히, 이러한 논리적 오류는 대통령 결선투표제에 관해서만 한정되지 아니하고, 다른 헌법해석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어서, 지적해둘 필요가 있다.

 

2. 관련 헌법조항

 

헌법

제67조 ①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한다.
  ②제1항의 선거에 있어서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인 때에는 국회의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한 공개회의에서 다수표를 얻은 자를 당선자로 한다.
  ③대통령후보자가 1인일 때에는 그 득표수가 선거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아니면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없다.
  ④대통령으로 선거될 수 있는 자는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40세에 달하여야 한다.
  ⑤대통령의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3. 개헌필요사항이라는 주장의 논박

 

헌법 제67조 제2항이, 현행 헌법하에서는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수 없다는 근거로 제시된다.

 

이 근거를 제시하는 주장은 다음과 같이 대별할 수 있다.

 

1) 위 조항은 최고 득표자가 2인 이상인 경우를 예정하고 있으므로, 최고 득표자가 2인 이상인 경우를 법률로 열어두어야만 합헌이다.

2) 헌법 제67조 제2항은 헌법이 허용한 유일한 결선투표제이며, 이와는 다른 상황에서 결선투표를 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3) 헌법이 반영되지 않은 의도를 새로 추가하기 위해서는 개헌을 해야 한다.

 

그러나 1)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실패한다.

첫쨰는 그와 같은 기이한 주장을 인정한다 하여도 그 주장은 결선투표제를 반대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결선투표제를 도입한다 하여도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인 경우는 성립할 수 있다. 즉 열려 있는 사태다. 헌법 제67조 제2항에서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이라는 것은, 정확히 같은 유효 득표를 한 후보자가 2인 이상이라는 것이다. 법률로 결선투표를 도입하여 2인의 결선투표 후보에 대하여 결선투표를 하였는데 전체 득표수의 정확히 반씩을 각 후보자가 가져가면, 이것은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결선투표제의 법률에 의한 도입은 헌법 제67조 제2항을 그대로 적용범위가 있는 조항으로 남겨둔다.

 

둘째는 더 큰 문제로 가정형의 헌법조문에 대한 기본적인 해석 원칙이다. 헌법에서는 어떤 사태(certain state of affairs)를 가정하여, 그러한 사태가 일어난다면, 그 경우에는 이렇게 처리하라는 조문을 둘 수 있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만일 p가 성립한다면, q에 의한다'의 구조를 갖는다.

 

pq

 

이러한 논리식이 참이라고 하자. 이 논리식에 위배되는 경우는 오로지 p가 성립함에도 불구하고, q에 의하지 아니하는 경우다. 그 외의 경우는 이 논리식에 위배되지 않는다.

 

p            q       pq

 

T            T        T

T            F        F   **

F            T        T  ***

F            F        T

 

위 진리표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기 떄문에 가장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다.

 

p는 x>5이고, q는 x>3인 명제라고 해보자.

그러면 pq는 '만일 x>5라면, x>3이다'가 된다. 

 

pq가 위배되었다, 즉 거짓이 되었다고 하려면 오직 위 진리표에서 두 번째 행**, 즉 p는 성립하는데 q는 성립하지 않는 그러한 경우, 오직 그러한 경우여야 한다.

 

즉, x>5임에도 불구하고 x≤3인 경우가 생기면 p→q는 위배된 것이다. 즉, p→q가 어긋나게 되는 경우는 오직 전건이 참이면서 후건이 거짓인 그러한 경우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착오를 겪는 것이 세 번째 행***의 경우다.

 

p가 만일 성립하지 않는다면, q가 어떻게 나오건 pq의 위배를 보이지 못한다.

 

예를 들어 x=4인 경우를 살펴보자. 4<5이므로, x>5는 성립하지 않는다. 즉, p의 진리치는 F다. 그러나 그래도 4>3이므로 x>3은 성립한다. 이런 경우를 찾아냈다고 해서 pq의 참을 부인할 수 없다.

 

(아예 x=1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는 네 번째 행처럼 p와 q의 진리치가 모두 F인데, 이 역시 pq는 참이다.)

 

법규범 명제에서는, 같은 논리식이

이것은 '만일 p가 성립한다면, q에 의한다'의 구조의 법조문에 적용된다.

 

이러한 구조를 가진 법조문에서, p가 F인 경우에는, 즉 p라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법조문 자체로는 q가 T가 되어야 하는지 F가 되어야 하는지를 그 자체로 즉각 알려주지 않는다. 

 

물론 이 조문 구조에, 일정한 원리를 명하는 다른 규범이 함께 부가되면 위 진리표의 첫 번째 행과 네 번째 행만이 허용될 수는 있다. 그리고 입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특히 국가가 불이익을 주는 제재 행위나, 수익적 행위라 할지라도 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복효적 행위에는 법치주의 원리에 의해서 오로지 첫 번째 행과 네 번째 행만 허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형사법의 처벌조항이다.

형법 제122조를 보자.

제122조(직무유기)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여기서 전건 p사태는 직무유기라는 범죄행위의 성립이고, 후건 p는 그 사건 발생시 범죄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명한다.

 

즉 전건이 성립하지 않으면 후건도 성립하지 않아야 한다  F→T는 특히 배제된다. 그러나 선고유예 역시 처벌조항에 의거한 형사처분이므로,  T→F도 배제된다고 볼 수 있다. 즉 법정에서 범죄가 성립했는데 형법총칙 및 각칙을 종합하여 허용되는 처벌을 내리지 않거나-물론 여기에는 요건에 해당하는 한 선고유예도 포함된다-, 범죄가 성립하지 아니하였는데도 처벌하지 아니하면 이 형법 규정은 위배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형법 제1조와 헌법 제12조 때문이다.

 

형법

제1조(범죄의 성립과 처벌) ①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의한다.

헌법

제12조 ①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위 형법과 헌법 조항은 죄형법정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즉 법률에서 정한 범죄가 성립되지 아니하면 처벌할 수 없다는, 전건이 거짓이고 후건이 참인 경우를 배제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조항들을 항상 적용하면서 형벌 조항이 해석되기 때문에 전건이 성립하지 않는데 후건이 성립하는 경우는 배제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중요한 것은, 전건의 성립이 되는 사태 발생을 그러한 조문이 명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형법이 범죄행위를 명하는 기이한 구조가 되어버린다.

 

결국, 법조문을 해석한다 함은, 진리표를 따르되, 그 진리표를 수정하는 다른 헌법과 법률조항이 있을 경우에는 이를 종합하여 법적 통합성(law's integrity)에 의한 법해석의 논증을 수행함을 말한다.

 

결국 일반적으로는  T→T와 F→F가 법조문 해석의 일반적 논리적 제약구조라 할 것이다.

 

헌법 제67조 제2항을 다시 살펴보자.

"제1항의 선거에 있어서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인 때에는 국회의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한 공개회의에서 다수표를 얻은 자를 당선자로 한다."

 

즉, 이 조문 그 자체로는 오직 다음과 같은 경우에만 위배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대통령 선거에서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인 사건이 발생했음에도(p=T) 국회의원의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한 공개회의에서 다수표를 얻은 자 이외의 자를 당선자로 하거나, 그 이외의 방법으로 선발된 자를 당선자로 하는 것(q=F), 즉 전건이 참인데도 후건이 거짓인 경우와 전건이 거짓인데도 후건이 적용되는 두 경우에만 위배된다.

 

또한 전건에 포섭될 수 있는 발생 경우의 수 중 일부를 줄이지 않을 것을 명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이론적으로야 최고 득표자가 2인인 경우도, 3인인 경우도, 4인인 경우도, 100인인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최고 득표자가 3천만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을 통하여 일정한 절차와 요건을 갖춘 사람만 입후보하도록 하여 이 가상적인 경우의 수 중 일부를 줄인다고 해서, 위 조항을 위배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근로기준법 제56조를 보자.

제56조(연장ㆍ야간 및 휴일 근로) 사용자는 연장근로(제53조ㆍ제59조 및 제69조 단서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와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의 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연장근로와 야간근로라는 사태가 발생하면(p=T), 그 경우에는 가산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q=T)

이 pq 구조의 조문, 즉 p가 사태 발생을 규정한 것이고, q가 그러한 사태 발생시 의거할 규범을 규정한 그러한 구조의 조문에서, 이 조문의 규범내용이 그 조문 자체의 내용으로 보아 위반되었다고 하려면, 연장근로와 야간근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p=T) 가산임금을 지급하지 않는(q=F) 바로 그러한 경우뿐이다.

 

반면에, 사용자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하고, 사용자가 단 한 번도 연장근로와 야간근로를 아예 시키지 않는다고 해보자. 그리고 아예 이것을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에 못박아 버렸다. 이른바 칼퇴근 철칙의 직장이다. 이 경우 제56조에서 규정한 전건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 내에서 기준시간을 내부적으로 또 따로 정해두고 그 기준시간을 넘겼을 때 가산임금을 부여하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도 유효하다. 즉 p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도 q를 적용하는 하위규범을 당사자들이 권한에 의거하여 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전건의 사태 발생을 배제한 것은, 근로기준법보다 하위의 규범인 취업규칙과 계약에 의해서였다. 즉, 상위의 강행규정이 p(사태발생)q(의거규정) 형태로 규정했을 때 그 사태발생 중 일부를 하위규범으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은 상위의 강행규정의 위배가 되는 것이 아니다.

 

연장근로와 야간근로는 필수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제도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사태 발생이다. 사태발생은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상위규범에서 실시할 것을 명한 '제도'가 아니라, 상위규범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 사태의 경우, 하위규범에서 그 사태 발생을 일부나 전부 배제하더라도, 하위규범은 상위규범에 위반하지 않는다.

 

이것은 헌법조문의 해석에서도 마찬가지다.

 

헌법 제110조 제4항을 보자.

④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은 군인·군무원의 범죄나 군사에 관한 간첩죄의 경우와 초병·초소·유독음식물공급·포로에 관한 죄중 법률이 정한 경우에 한하여 단심으로 할 수 있다. 다만, 사형을 선고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제4항은 '사형이 위헌인가'의 쟁점에서 합헌론의 근거로 등장하기는 한다. (그러나 그것이 합헌론의 한 근거가 설사 될 수 있다 하더라도 결정적인 근거는 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는 보았다. 왜냐하면 생명권의 본질적 침해나 과잉금지원칙과 같은 다른 헌법원리도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사형제도를 합헌이라고 결정하면서도 헌법 제110조 제4항이 있다, 끝, 하는 식으로 설시하지는 않았다. 필자는 사형제도가 위헌이라고 생각하며, 제110조 제4항은 역시 전건의 사건이 발생할 때에 후건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전건의 구문을 이유로 그 위/합헌 여부를 따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형량의 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요하므로 <기본권 제한 심사의 법익형량>의 제3장을 참조하기 바라며, 여기서는 논하지 않겠다.)

 

그러나 위 제110조 제4항이 '사형제도를 법률로 필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근거가 된다는 논의는 국내의 학계에서는 제기되지 않는다.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입법자의 재량이라는 것은 합의가 된 사항이다. 입법자가 폐지하지 않으니 헌법소원이나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입법자가 여러 형사법상 조문의 처벌규정에서 '사형' 부분을 다 삭제한다고 해서 그것이 제110조 제4항 위반이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제110조 제4항은 '사형 선고라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단심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pq 구조의 조문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의 조문은 p의 발생을 명하는 조문이 아니다. p의 발생을 명한다고 보면 조문이 조문의 일부가 떼어져서 읽혀서는 안되고, 문장 전체로 읽혀야 한다는 원칙을 위배하는 해석 방식이 된다.

 

사건발생p와 그 사건이 발생했을 때 q에 의거한다는 조문이 p라는 사건을 무조건 발생시켜야 한다는 뜻으로 읽히게 되면, 기이한 일이 발생한다. 그럴 경우에 여러 법규의 제재 조항들은 법규위반이라는 사건을 명하는 조항으로 읽혀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문들은 제도의 실시를 명한 조문과는 다르다.

 

헌법 제41조 제3항은 다음과 같다.

③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위와 같은 형식의 조문은 사건 발생이 있다면, 그 사건 발생을 이러저러한 것에 의한다는 구조가 아니다. 그것은 선거구, 비례대표제를 포함하는 선거제도를 실시하되, 그 구체적 내용은 법률에 의하라는 구조를 갖는다.

 

반면에 최고득표자 수가 2인 이상이라는 것은 무슨 제도가 아니다. 그것은 사태발생일 뿐이다. 그것을 더 무리하게 해석해서 선거절차가 다 종결되어도 최고득표자 수가 3인 이상이 우연적으로 발생하도록 꼭 길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명령규범으로 읽는 것은 더욱 기이하다.

 

종합하자면, 최고득표자를 가리는 선거방식으로서 결선투표제라는 것은 헌법 제67조 제2항에서 규정한 선거절차가 다 종결된 뒤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이라는 희귀한 사태발생의 처리 방법을 명한 것과는 제도 자체가 다르다.

 

헌법 제67조 제2항은 정해진 투표절차를 다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최고득표자 수가 정확히 득표수가 같은, 아마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해도 될만한 희귀한 사태를 전건으로 하고, 그 사태가 발생하였을 경우 국회의 선출에 의하는 절차를 규정한 것이다.

 

반면에 결선투표제는, 아직 투표절차가 다 끝나기 전이고 과정의 일부인 1차 투표에서 차득표자까지 두 명을 뽑은 뒤, 그 다음 그 두 명 중에 한 명을 가리는 투표절차이다. (1차투표에서 희귀하게 동점자가 나온다고 해도, 이는 "선거에 있어서 최고득표자"가 아직 가려지지 아니한 상태이므로 67조 제2항의 전건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선거가 다 치러졌다고 하려면 그 선거제도가 예정한 투표절차가 다 끝났다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선투표에서도 정확히 동점 득표가 나오면 제67조 제2항에 의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헌법 제67조 제2항 결선투표절차를 실시한다고 해서 p(사태발생)q(의거규정)에서 p는 T인데 q는 F인 경우나, p는 F인데 q는 T인 경우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제67조 제2항 문언 자체로 보았을 때 헌법은 위반되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2) 주장을 보자.

2) 헌법 제67조 제2항은 헌법이 허용한 유일한 결선투표제이며, 이와는 다른 상황에서 결선투표를 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이 주장은 '결선투표제'라는 단어의 모호함을 이용하여 논리적 오류를 유도하는 것이다. 두 가지 제도는 위에서 설명했듯이 다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둘을 모두 '결선투표제'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한 범주로 포괄한 다음, 2단계에서 헌법에서 정한 '결선투표제'는 이것밖에 없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논증이 성립한다면 다음 논증도 성립한다.

"배우는 자는 이미 알고 있는 자이다. 왜냐하면 알고 있는 자가 되뇌어 익히기 때문이다."

"배우는 자는 아직 모르고 있는 자이다. 왜냐하면 모르는 자가 새로운 것을 깨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우는 자는 이미 알고 있는 자이고, 아직 모르는 자이므로, 배우는 자라는 존재자는 모순이어서 필연적 거짓이므로,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

 

배운다는 말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더 능숙하게 하기 위해 되뇌어 익히는 활동을 지칭하는데 사용되기도 하고, 전혀 모르던 것을 새로이 깨치는 활동을 지칭하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은근슬쩍 한 명제를 기술할 때는 전자의 의미로 쓰고 다른 명제를 기술할 때는 후자의 의미로 쓴 다음 이걸 묶어버리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법률에서 정한 '선거에 있어서 최고득표자'를 가리는, 즉 국민이 직접 투표를 통해 최고득표자를 가리는 선거의 일종인 결선투표제와(A), 그렇게 선고에 있어서 최고득표자를 다 가렸음에도 불구하고 즉 절차를 다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점자가 나오는 난망한 사태에서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로 선출하는 결선투표제(B)에 이름을 달리 붙이면 이른 논리적 오류는 범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A를 '결선투표식 선거제도'라고 부르고, B를 '선거절차 종결 뒤 동점자 중 국회에 의한 선발제도'라고 부르자. 단지 이름을 이렇게 붙이는 것이다.

 

이렇게 이름을 세심하게 붙여보면 2)번 논증의 의미는 매우 사소한(trivial)한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즉 헌법 제67조 제2항은 '선거절차 종결 뒤 동점자 중 국회에 의한 선발제도'를 오직 '선거절차 종결 뒤 동점자 중 국회에 의한선발제도'로만 두고 있어, 선거절차 종결 뒤 동점자를 가려내는 다른 제도를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취지는 선거절차의 내용 자체로 결선투표제식 선거를 시행한다고 해서 전혀 위배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선거절차 종결 뒤 동점자를 가려내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에 의한 선발제도는 여전히 그대로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주장2)는 '되뇌어 익히는 자'와 '새로운 것을 깨치는 자'를 같은 이름으로 부른다음 모순을 도출한 것과 마찬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즉 '최고득표자를 가리는 선거의 방식으로서의 결선투표제'와 '최고득표자를 국민이 가리는 선거절차를 다 종결하고 난 뒤에 동점자가 나타나는 사태를 처리하는 헌법적 방식으로서의 국회선출제'를 같은 이름으로 부른 다음 두 개가 모순된다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3) 주장을 살펴보자.

 

3) 헌법에 반영되지 않은 의도를 새로 추가하기 위해서는 개헌을 해야 한다.

 

이러한 말은 무슨 소리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헌법이 반영한 '의도'란 무엇인가? 그것은 헌법안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이 당시에 가졌던 구체적인 심리적 의도인가? 아니, 그 때 국민들도 국민투표를 했어야 하므로, 국민 개개인의 구체적인 심리적 의도인가? 그 심리적 의도의 총합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이런 식의 '구체적인 심리적 의도'에 의해 법규범의 내용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는 망상이다. 이것은 심지어 Scalia와 같은 원본주의자들조차 거부했던 방식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법의 의도라고 말할 때 그 의도는 결국 헌법조문에서 함의되는 규범의 내용 외에 다른 것을 의미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외의 무슨 다른 심리적 의도를 의미한다면, 우리는 간통죄가 위헌이라는 것도 설명할 수 없게 된다. 애초에 87년 헌법제정 당시에 간통죄는 형법에 있었고, 그 당시의 입법부도, 그 당시의 국민여론도 간통죄가 위헌이라고는 거의 생각조차 하지 아니하였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였다. 그렇다면 간통죄가 위헌이라고 하는 것은 헌법에 반영되지 아니한 의도를 추가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결국 이런 식의 사고는 법규범논증을, 이미 종결된 사건인 법안 초안이나 국민투표에 참가한 사람들의 심리를 추적해 들어가는 비학문적인 망상이 헌법해석의 요체라고 하는 발상에 이르게 된다.

 

만일 우리가 헌법조문에서 함의되는 규범의 내용이 바로 헌법의 의도라고 한다면, 그러한 의도에 관한 주장은 결국 1)이나 2) 주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앞에서 보았듯이, 헌법은 국민이 직접 투표하는 선거절차의 종결 이후에도 동점자가 생기는 경우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을 뿐, 국민이 직접 투표하는 선거에 관해서 그 형식을 단순다수제로 규정하지 않았다.

 

만일 결선투표제를 배제하려는 것이 헌법의 의도였다면, 그 의도를 법적 효과를 갖도록 실현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헌법  제67조 제1항을 "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 그리고 단순다수제 선거에 의하여 선출한다."고 규정했으면 족했을 것이다.

좀 더 매끄러운 말로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라고 했으면 족했을 것이다.  

 

그러나 헌법은 '단순다수제 선거에 의하여' 선출한다는 말을 전혀 넣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런 규범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대신에 헌법 제67조 제5항을 넣었다.

⑤대통령의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즉, 선거에 관한 사항은 제67조 제1항 내지 4항에 위배되지 않는 한, 법률로 정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공직선거법 제187조 제1항이 단순다수제를 결정하고 있다.

 

①대통령선거에 있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고, 이를 국회의장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다만, 후보자가 1인인 때에는 그 득표수가 선거권자총수의 3분의 1 이상에 달하여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그러니까 헌법조문상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헌법의 의도라는 것은, 대통령 선거가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선거 원칙을 따르고, 선거절차가 종료된 뒤 동점자가 있을 때는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에 의해 당선자를 선출하되, 대통령후보자가 1인일 때에는 그 득표수가 선거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아니면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없다는 요건과, 대통령으로 선거될 수 있는 자는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40세에 달하여야 한다는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그 외의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 제67조의 의도는 결선투표제건 단순다수제건, 위 요건을 갖추는 한, 법률에 의해서 정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무슨 추가적인 의도 운운하는 것은, 추상수준에서 하위에 자리하는 개념이 상위에 속할 수 없다는 잘못된 사고에서 기인한다.

 

추가적인 의도를 더한다는 것은, 헌법규범에 위배된다는 것을 뜻하지, 헌법조문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구체적인 제도를 도입한다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헌법 제41조 제3항은 "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하고 있다.

 

비례대표제에 관하여 '독일식 정당명부제 비례대표제'라느니 선거구에 대해서 '대선거구제'라느니 '소선거구제'라는 말은 없다. 그것들은 위 상위개념에 속하는 구체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구체적 개념이 등장하면, 상위개념에 속하느냐 속하지 않느냐를 살펴봐야지, 상위개념에서 단어로 언급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것은 헌법해석이 아니라 헌법개정이라고 우겨서는 안 된다.

 

헌법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했을 뿐 무슨 '8촌 이내의 친족이 아닌 동성동본과 혼인할 자유'는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동성동본과 혼인할 권리가 행복추구권에 속하지 아니하고, 행복추구권에다가 낯선 무슨 새로운 의도를 더한 것이 아니다.

 

이제, 제67조를 살펴보면, 제1항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한다."고 하여 선거의 추상적 원칙을 규정했다.

 

결선투표제가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에 의하는 한, 그것은 보통, 평등, 직접, 비밀의 결선투표제식 선거다. 즉, 상위개념에 포섭되는 하위개념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의 결선투표제라는 '선거'는, 이와는 전혀 다른 제도인, 제67조 제2항에서 규정한, 제1항의 '선거에 있어서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인 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공개회의에서 당선자를 정하는 제도'에서 말하는 '선거'에 속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법률에 의한 선거의 방식으로서 결선투표제는 헌법의 어떠한 규범에도 어긋나지 않고 헌법의 모든 의도를 충족한다고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67조 제3항까지 끌어들이는 사람이 있어서 부연하고자 한다.

 

 ③대통령후보자가 1인일 때에는 그 득표수가 선거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아니면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없다.

이 조항은 대통령후보자가 1인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발생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기 위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조항은 전건인 p사태 발생은 참이지만, 3분의 1이상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하였음에도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법률효과가 발생하여 후건이 거짓이 되는 경우에만, 오직 그 경우에만 위배되는 것이다.

 

만약 전건인 p사태가 발생하지 아니하였을 때, 즉 p의 진리치가 F일 때 이 조항의 후건은 T가 되건 F가 되건 이 조항 자체로는 아무것도 함축하지 않는다.

 

결선투표제라는 것은 입후보한 대통령후보자가 3인 이상일 경우에 실시하는 제도이니, 애초에 전건인 p사태의 여집합에 관한 것이다. 그러므로 제67조 제3항을 끌어들이는 주장도 논리학의 기본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하겠다.

 

4. 통합성에 의한 법해석.

 

이때까지의 논의는 헌법 제67조 제2항과 제3항이 '선거'의 방식으로 결선투표제를 금지'하는 헌법규범명제를 함축하지 않음을 논증한 것이다.

 

그러나 그 외의 조항까지 합친 통합적 해석으로 결선투표제가 헌법상 반대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에 관해 가장 중심축이 되는 조항은 제67조 제1항이다.

즉,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한다는 조항이다. 이 조항의 원칙에 비추어 결선투표제를 위헌으로 보았을 때와, 합헌으로 보았을 때의 국민의 지위의 차이를 살펴보자.

 

결선투표제는 특히 평등선거원칙, 투표가치 평등의 원칙에 보다 더 잘 부합하는 것이다.

 

평등원칙은 선거구별로 국회의원을 뽑는데 투입되는 유권자 수의 비율이 1:2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명확하게 판단된 바 있다. 즉 헌재는 "현재의 시점에서 헌법이 허용하는 인구편차의 기준을 인구편차 상하 33⅓%를 넘어서지 않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심판대상 선거구구역표 중 인구편차 상하 33⅓%의 기준을 넘어서는 선거구에 관한 부분은 위 선거구가 속한 지역에 주민등록을 마친 청구인들의 선거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설시하였다. (헌재 2014. 10. 30. 2012헌마192 등 결정)

 

그런데 결선투표제를 실시하지 않고 단순다수제를 실시하였을 경우에, 투표가치의 불평등이 발생한다.

 

즉, 전체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정치중에서 가장 큰 몫의 지지를 받는 세력이, 유사한 정치적 의사를 가진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여럿 내었다는 우연적인 사실에 의해서, 그 후보들 중 1인에게 투표를 던지는 사람은, 우연히 같은 세력에서 적은 후보를 낸 정치세력에게 투표한 사람보다 결과적으로 심대하게 적은 투표가치를 할당받게 된다.

 

이것은 정치학과 1학년이라면 누구나 배우는 단순다수제의 심각한 역설(모든 투표제도는 역설을 갖고 있지만 단순다수제가 그 역설이 가장 심하다)의 문제다.

 

즉 A, B, C 후보가 있고, 유권자의 30%는 A후보를, 30%은 B후보를, 그리고 40%는 C후보를 지지한다. 그런데 A, B후보는 비슷한 성향이라서 만약 A, B 중 한 후보만 나왔다면 그 후보는 60%의 지지를 얻는다. 그렇지만 단순다수제에 의하면 C후보를 지지한 소수의 의사가 이를 압도하게 된다.

 

이러한 역설은 후보가 난립하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유권자의 의사는 단순히 이합집산을 임의적으로 한 후보자 중 우연히 1등이 행정부 수반이 될 때보다, 가장 큰 정치세력을 대표하는 2인으로 압축되었을 때 정치적 의사의 조정과정을 거쳐 과반수의 의사에 의해 1인을 행정부 수반으로 뽑았을 때 더 잘 반영된다.

 

따라서 결선투표제는 평등선거원칙이 명하는 바라고 하는 것이 설사 무리라고 해도, 적어도 평등선거원칙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더 바람직한 제도가 된다.

 

그렇다면 결선투표제를 금지하는 헌법규범이 있다면 결국 두 선거제도가 있을 때, 평등원칙에 덜 부합하는 선거제도를 명하는 헌법규범을 주장하는 셈이 되어, 투표가치 불평등을 명하는 헌법규범문을 논증과정에 도입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앞서 살펴보았듯이, 결선투표제를 금지하는 명문의 헌법조문은 없고, 오로지 헌법전체의 원리상으로만 결선투표제를 금지하는 규범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따르자면 평등선거원칙에서 더 멀어진다.

 

평등선거원칙에서 더 멀어질 것을 명하는 헌법규범 원리를 헌법논증에 편입시키는 것은, 자유롭고 평등한 국민의 지위를 악화시킨다.

 

따라서 그 헌법규범 원리는 타당한 헌법규범 원리로 주장될 수 없다.

 

이를 타당한 헌법규범 원리로 주장하는 행위는, 자유롭고 평등한 지위의 헌법주체에게 그 평등한 지위에서 멀어질 것을 명하는 규범을 승인받으려고 하는 것이므로 수행적 모순을 범한다.

 

따라서 통합적 해석의 방법을 따랐을 때, 우리 헌법에 내재된 원리가, 더 큰 지지세력 내에서 우연히 경쟁하는 후보가 많다는 사실에 의해서 투표가치를 낮출 것을 명하는 원리라는 것은 참일 수 없다.

 

귀류법에 의하여, 우리 헌법에 내재된 원리는 결선투표제를 선거의 방식으로 채택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 없다.

 

그렇다면, 명문의 헌법조항이 결선투표제를 법률로 도입하는 것을 금하는 부분을 함축하지 않는다는 제3항의 논의와 본 제4항의 논의를 합하면,

 

결국, 헌법 어디에도, 법률로 결선투표제를 선거의 방식으로 택하는 것을 금하는 부분이 없다.

 

5. 혼란의 우려

 

결선투표제를 개헌이 아니라 법률개정으로 도입할 경우, 위헌소지가 있어서 커다란 혼란이 발생한다는 논변이 있다. 그래서 그것이 개헌사항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마차를 말 앞에다 놓는 형국의 논변이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위헌/합헌의 논란이 사실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중요한 제도의 입법은 커다란 혼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개헌사항이라는 괴이한 논리가 성립된다.

 

개헌사항이냐 아니냐는 법리적으로 따져야 하는데, 법리적으로 개헌사항인지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으니 법리적으로 개헌사항이다라는 이상한 소리가 되는 것이다.

 

누군가 사실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사정은 어떤 법률의 개정이 위헌임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렇다면 누구나 사실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태세를 보임으로써 모든 입법 사항을 개헌 사항으로 만들 수가 있게 된다.

 

따라서 터무니없는 결론이 도출되게 되고, 귀류법에 의하여 사실적 이의 태세의 사정이 입법사항을 개헌 사항으로 만들어주지 못함이 분명하다.

 

개헌사항이냐 아니냐는, 그것이 헌법규범에 위반되냐 아니냐를 통해서 따져야 하고, 헌법조문 구조의 논리적 형식과 함께 헌법에 내재된 헌법규범 원리를 종합적으로 해석하여 검토해야 한다.

 

6. 헌법 논증을 보여줄 필요성

 

많은 언론들은 오류에 빠져 있다.

 

그 오류는 다음과 같다.

1) 무엇이 개헌사항이고 아니고에 따라 정치세력별로 이해득실이 차이가 난다.

2) 따라서 무엇이 개헌사항이고 아니고는 정치적 셈법으로 정해지는 결과이지 법리적으로 논구될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그냥 헌법학자 몇에게 여론자사를 하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여론조사에서 제시된 의견이라는 것은, 어떤 헌법조문을 보고 개념 연상의 길을 마음대로 따라 간 것이라는 혐의가 강하게 제기된다.

 

Schopenhauer는 개념을 함부로 사용하게 되면 논리적 궤변을 학문적인 논증으로 위장시키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하나의 도표를 보여준다. 이 도표에서 그는 “여행의 개념”을 예로 든다.

 

여행 개념의 “범위는 다른 네 개의 개념 영역에 관련되어 있어, 설득하는 사람은 이 네 개의 개념 중 어느 것으로도 마음대로 넘어갈 수 있다. 이 네 개의 개념은 다시 다른 범위에 관련되어 있고, 그 중의 몇 개는 동시에 두 개 내지는 여러 개의 범위에 관련되어 있어, 설득하는 사람은 이들 범위를 통과해 언제든 그것이 유일한 길인 듯이 마음대로 자신의 길을 택하여, 결국 자신의 의도에 따라 선이나 악에 도달하게 된다.” (Arthur Schopenhauer, 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 홍성광 옮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을유문화사, 2009, 113면.)

 이 도표에서는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길들이 가능하다.
 
·"여행 → 지루함을 달래는 → 쾌적한 → 선
·여행 → 비용이 드는 → 손해를 끼치는 → 궁핍하게 하는 원인 → 악
·여행 → 경험을 쌓는 풍부한 기회 → 견문을 넓히는 → 지식을 넓히는→ 학문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는 → 헛된 욕망을 진정시키는 → 마음을 평정하게 하는 → 선
·여행 → 경험을 쌓는 풍부한 기회 → 쾌락의 지식을 넓히는 → 소망을 증대시키는 → 욕구를 일깨우는 → 마음의 평정을 방해하는 → 악"

 

(Arthur Schopenhauer,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114면에 그려진 도표의 일부를 화살표 형태로 재정리한 것이다. 원래의 도표는 각 개념들이 서로 일부 중첩되는 부분을 가지면서 배치되어 있는 원으로 표현되어 있다. )

 

헌법 제67조 제2항과 제3항이 첫눈에 보기에는 선거의 방식으로서 결선투표제를 배제한 듯이 읽힐지도 모른다. 쇼펜하우어가 비판한 방식으로 개념들의 연접을 넘나들어 한 쪽의 길을 택한다면 말이다.

 

이러한 문제일수록, 논리적 분석과 함께 국민의 평등하고 자유로운 지위의 왜곡이나 향상이냐를 검토하는 헌법원리적 분석을 자세하고 치열하게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이러한 해석의 결과가 어떤 정치세력에 유리하게 되느냐와는 상관 없는 문제다.

 

우리는 결선투표제를 헌법개헌 사항으로 보게 만드는 그러한 헌법해석방법론을 다른 기본권 규정이나 통치구조 규정에 관한 해석방법론으로 채태할 수가 없다.

 

하나의 쟁점에 관하여 채택한 해석방법론은 다른 쟁점에 관하여도 미치기 마련이다.

 

<끝>


 

 

 

 

 

 

 

 

 

 


 

 

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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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리표
    2016.12.23 09:2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진리표에서요.. p가 F고 q가 F인 경우에는 'p→q' 값이 T 아닌가요? (오타 아닌가 싶습니다.)
    • 2016.12.23 22:3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수정하였습니다. 지적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2. bluearms
    2016.12.23 16:1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이런식으로 논리만 맹신하는 글은 사실 위험함.. 특히 헌법같이 인간의 최고 법칙을 정의하는 글에 대해.. 괴델의 불확정성의 원리가 보여주듯이 논리라는거 자체가 완벽한게 아님.. 특히 진리표같은 논리방식은 논리학보다는 좀 더 상위의 수학적 개념을 현대물리학에서는 쓰고 있는 위상학이라는 것임.. 위상학적 입장에서 보면 논리학은 포인트 토폴로지에 불과한 영역을 다루는 것임. 튜링테스트라는게 있음. 인간과 인공지능을 구별하는 기법에 대한 연구라는 것인데 인간은 때로는 논리를 넘어선 영역까지 고려해서 법제화해놓는게 있음.. 그거 무시하면 안됨.. 인간의 법은 인간을 위한거지 로보트를 위한게 아님.. 그리고 인간내에도 유기물형 로보트의 특성이 존재함.. 보통 최고득표자가 즉 똑같은 최고표가 2명 나올 확률은 극히 낮음. 1위 2위는 있겠지만 공동1위라 3명이상인 경우는 거의 없음.. 헌법에서 어떤 투표시스템을 지정해 놨으면 그 시스템이 표현하는 방식이외의 방식은 현재로는 위헌인 것임.. 본문에 쓰인 조문만 보면 그러니까 완전히 똑같은 공동 1위가 2명이상이면 국회에서 정하는데 거기서도 공동1위가 생기면 무법지대인 것임.. 근데 결선투표제도 2명만을 언급하고 있음.. 만약 3명이상이면 거기도 무법지대인 것임.. 아마도 현재 정치가 하나의 여권핵심세력과 다수의 야당세력으로 재편되고 있음.. 그래서 야당의 힘을 뭉치게 하고자 이런 시도가 있는게 아닌가 의심됨..
    • 2016.12.23 22:32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이런 식으로 논리적 오류만 맹신하는 글은 사실 매우 위험합니다. 논증대화에서 논리적 오류의 회피는 논증의 타당성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입니다. 아래 글 참고.
      http://www.civiledu.org/716
  3. 메리크리스마스
    2016.12.25 00:38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언제나 영양가 높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십시오!
    • 2016.12.25 19:5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와 연말 되시기 바랍니다.
  4. 질문
    2016.12.25 14:1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본문 앞부분에서

    "이 p→q가 위배되었다, 즉 거짓이 되었다고 하려면 오직 위 진리표에서 두 번째 행**, 즉 p는 성립하는데 q는 성립하지 않는 그러한 경우, 오직 그러한 경우여야 한다.

    즉, x>5임에도 불구하고 x>3인 경우가 생기면 p→q는 위배된 것이다. 즉, p→q가 어긋나게 되는 경우는 오직 전건이 거짓이고 후건이 참인 그러한 경우뿐이다."

    이 부분은 위아래 문단이 모순됩니다. 그러니 이 부분은 다음과 같이 수정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즉, x>5임에도 불구하고 x≤3인 경우가 생기면 p→q는 위배된 것이다. 즉, p→q가 어긋나게 되는 경우는 오직 전건이 참이면서 후건이 거짓인 그러한 경우뿐이다."(앞문장 부등호 방향 수정 및 뒷문장 참 거짓 바꿈)

    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즐크하세요♥
    • 2016.12.25 19:56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꼼꼼하게 읽고 지적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정하였습니다.
  5. 질의
    2016.12.27 20:29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서두에서 2인 이상의 최고득표자는 반드시 각기 유효투표의 50%를 득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각기 30% 씩으로 동일해도 동수의 최고득표자라는 것이고, 여기서 그 득표수는 반올림, 어림 같은 것도 없이 1의 자리까지 똑같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사사오입처럼, 1표의 등가 평등 선거에 위배될 것 같습니다.
    • 2016.12.27 21:5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관련하여 오해가 있는 부분을 고쳤습니다. 무효표가 포함된 전체 투표수가 아니라 유효한 득표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헌법에서 정한 득표 동수가 되려면 법률에 의한 결선투표제에서는 최종적으로 정확히 반씩 득표를 하는 경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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