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번역한 <너절한 도덕>이 모든 온라인 서점에 깔렸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주문하면 유통망을 통해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인식론, 정치철학, 응용 철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는 세계적인 철학자 C. A. J. 코디의 국내 첫 역서이다. 코디는 2001년에 오스트레일리아 국가와 사회에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백 주년 기념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공공 문제의 철학적 사유와 실천에 주된 관심을 두고, 세계 유수 대학과 센터 등지에서 연구와 강의에 매진하고 있다. 이 책은 그가 “너절한 도덕”이라는 제목으로 2005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세 차례 진행했던 실천윤리학 강연 내용을 확장하여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한 것이다. 책으로 출간하면서, 그 주된 관심사를 드러내기 위해, ‘정치의 도전’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책은 전체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강연에서 간단히 건드리기만 했던 ‘정치에서의 거짓말’을 다루는 장을 새롭게 추가했다.

책은 이라크 침공과 같은 일련의 사례들에 나타난 정치적 위기를 기술하며 서두를 연다. 이어서, 1장과 2장에서는 도덕과 도덕주의, 도덕주의에 대한 현실주의의 비판을 살핀다. 정치, 특히 국제 정치에서 정치와 도덕이 아무 관련이 없다고 보는 현실주의가 실은 도덕과 도덕주의를 혼동하였고, 나아가 도덕에 대한 현실적 이해를 국익이라는 모호한 개념으로 대체하여 정말로 중요한 것들을 놓친다고 평가한다. 도덕주의를 이해하기 위해 ‘범위의 도덕주의, 균형을 잃은 초점의 도덕주의, 부과 또는 간섭의 도덕주의, 추상의 도덕주의, 절대주의적 도덕주의, 힘 망상의 도덕주의’ 등 6개로 특징지어, 현실의 정치적 도덕을 왜곡하는 데 있어 도덕주의의 영향력을 분석한다.

3장은 정치적 논의에서 이상(理想)의 자리매김을 명확히 하고,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이상(理想) 개념의 철학적 논의를 고찰한다. 코디는 나아가 도덕의 지형에서도 이상이 정확히 어디에 위치하는지 밝혀, 이상이 정치적 도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4장에서 코디는 좋은 정치는 도덕적 오점이나 부패를 어느 정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는 ‘더러운 손’ 개념을 다룬다. 그는 이 개념의 도덕적 타당성을 고찰하기 위해, ‘더러운 손’ 개념을 현실주의와 대조하여 도덕적 부패의 정도와 영향, 문맥적 배경 등을 분석한다.

5장에서는 4장의 ‘더러운 손’ 개념에 이어, 정치와 거짓말의 주제를 탐구한다. 그는 거짓말이 정치의 당연한 부분 중 하나라는 주장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코디는 거짓말하기에 대한 금지를 가장 설득력 없는 경직된 이상(理想)으로 보고,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거짓말은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뒷문으로나마 거짓말을 민주정치의 정규적인 부분으로 들여야 한다는 논법을 파기한다.

이상과 현실에 대한 세심한 검토 없이는 지금 여기 ‘너절한 현실’에서 도덕과 이상이 어떤 위치와 역할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러한 무지(無智)로는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가를 가늠할 수 없기에 결국,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코디의 이 책은 현실주의와 이상주의, 도덕적 준칙의 성격에 관한 지성사의 논의를 모두 종합하고 자신의 주장도 가감 없이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과 이상, 정치와 도덕의 당위성을 갖춘 균형의 문제에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지도를 제공한다.

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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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
    2021.04.06 17:59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거짓말하기에 대한 금지를 가장 설득력 없는 경직된 이상으로 보고,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거짓말은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뒷문으로나마 거짓말을 민주정치의 정규적인 부분으로 들여야 한다는 논법을 파기한다" 거짓말을 금지하는 것이 허황된 이상이란 전제로 어떻게 정치에 거짓말이 용인되야 함을 파기하는지 궁금하네요.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2021.04.10 21:29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저자인 코디가 거짓말에 대한 금지 전체를 허황된 이상으로 본다는 뜻이 아닙니다. 코디는, 거짓말에 대한 금지를 경직된 이상으로 이해하여 일체의 거짓말을 모조리 불허되는 것으로 보는 견해(칸트 등의 견해)가 설득력이 없음을 빌미로, 애초에 그 금지가 규범적 힘이 별로 없고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이 중요하면 언제든 어겨도 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태도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즉 코디는 경직된 이상으로서의 거짓말 금지에도 반대하면서, 또한 거짓말 금지를 중요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쉽게 어길 수 있는 허약한 규범으로 보는 견해에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거짓말인가, 거짓말은 언제 어떤 조건에서 허용되는가에 관해서 자세히 논하고 있으므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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