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교육센터에서 진행한 존 롤즈의 <정의론> 강의 입니다. 


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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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정의
    2019.11.1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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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롤즈의 경우 재분배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했을까요? 질서정연하지 않은 사회에서 질서정연한 사회로 가는 도중에는 부의 분산을 위해, 상속세, 증여세 등을 부과하고, 재산과 권력의 축적을 막기 위해 누진세율을 적용한다는 구절 등이 정의론에 나옵니다(43절). 또한 "정부는 가족수당 및 질병이나 고용에 대한 특별 급여에 의해서나, 등급별 보조(네거티브 소득세) 등을 통해 사회적 최소치를 보장한다" 등의 구절도 나옵니다. 또한 질서정연한 사회에서 양도처가 역할을 기술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를 보면 질서정연하지 않은 사회에서 질서정연한 사회로 가는 도중에도 필요한 경우 누진세 등을 이용하여 재분배를 허용하는 듯하며, 질서정연한 사회가 된 이후에도 양도처 등의 역할에 대해서 기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사회체제는 결과적으로 일어나는 분배가 그 내용에는 상관없이 정의로운 것이 되도록 그렇게 기획되어진다(43절)"라고 하여, 배경적 제도를 공정하게 하고 난 후에는(부의 분산, 공정한 기회의 균등) 마치 순수절차적 정의처럼, 제도 하에서 이루어진 분배는 그 자체로 정의로운 것으로 보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겠다는 듯이 보입니다. 김만권씨의 유튜브를 보니, 롤즈는 최종시기의 재분배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최초 시기의 분배를 이야기했다라고 하면서 그 제도로 최저임금, 정규직의 확산, 기본소득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본소득을 주는 것이 왜 재분배가 아닌지도 의문입니다. 롤즈는 재분배 정책에 대해 부정적이었는지 궁금하네요.
    • 2019.11.22 18: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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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상적인 의미의 최광의의 재분배는, 그 어떤 이유에서건, 과세전 소득과 과세 후 소득의 분포가 달라지는 경우를 통칭합니다. 모든 현대적 형태의 국가는, 그것이 설사 이론적인 질서정연한 사회의 것이라고 하여도 광의의 재분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야경국가를 운용하기 위해 비례세를 걷는다고 하여도 과세전 소득과 과세후 소득은 어느 정도 달라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야경국가의 서비스가 갖는 주관적 가치가 사람마다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롤즈의 질서정연한 사회는 이와 같은 (1)을 당연히 예정합니다.

      (2) 일상적인 의미의 광의의 재분배는 시장경제질서의 거래로 인하여 일차적으로 귀속된 소득에 과세하여 조성된 재원으로 여러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과세후 이전소득까지 더한 과세 후 소득이 달라지는 결과를 낳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통상의 재분배도 모든 현대국가적 과제를 시행하면 자연히 이루어지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경제학적으로 엄밀한 의미에서 공공재와 클럽재로서, 국가가 과세하여 엄밀한 의미의 공공재와 클럽재를 제공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국민의 평균 소득이 더 증가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보험가입자가 보험료를 내는 고용보험, 의료보험과 같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역선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보험제도도 포함되지만, 스스로 노동능력이 없는 사람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 급부를 하는 공적 부조제도도 포함됩니다.
      롤즈의 질서정연한 사회는 (2)와 같은 의미의 재분배를 당연히 예정합니다.

      (3) 일상적인 의미의 통상의 재분배는, 위 (1), (2)에 더해 국가가 어떤 분포 사태(state of affairs of income distribution)을 겨냥하지 않은 채 그와 독립적인 정의의 원칙을 시행한 결과 이루어지는 재분배까지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롤즈의 질서정연한 사회는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칙', '차등의 원칙' 등을 준수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공적 급부제도를 실시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속세 과세는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칙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할 것이며, 누진적인 소득세나 음의 소득세제, 누진적 소비세는 차등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런 여러 정책 등을 통해 그 사회의 불평등은 최소수혜자의 지위를 개선시키는 것이 아니고서는 증가하지 못하게 됩니다.

      기본소득제도의 경우에는 (2)와 (3)의 기능을 담당하는 하나의 정책적 선택지로 볼 수 있습니다.

      (4) 최협의의 재분배는 소득의 결과 평등 그 자체가 내재적으로나 도구적으로 특유한 가치가 있다고 보고, 언제나 더 많이 가진 사람으로부터 더 적게 가진 사람에게로 소득을 이전시키는 것을 사회질서의 주요한 목표들 중 하나로 삼아 그 목표를 실행시키기 위한 재분배입니다. 즉 협의의 재분배는 분배에서의 불평등 그 자체만으로 언제나 비가치(disvalue)이며 분배에서의 평등 그 자체만으로 언제나 가치(value)라는 관점에 입각합니다. 이 관점에 입각하면 최소수혜자의 삶의 수준에 타격을 주는 하향평준화 정책(최소수혜자의 지위를 낮추기는 하지만 격차 자체는 더 크게 줄일 수 있는 정책)도 고려대상에 들어가게 됩니다. 즉 재산이나 소득의 분포 상태가 다른 정의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정책일 실행한 결과로 초래된 것이 아니라, 특정 재산이나 소득의 분포 상태 그 자체(이상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소득을 갖는 소득 분포 상태)가 가치를 갖는다는 관점에서 실행되는 것이 바로 협의의 재분배입니다. 그래서 이를 재분배를 위한 재분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협의의 재분배가 이루어지는 사회에서는 다른 사정이 동일하다면, 더 많이 가진 사람으로부터 더 적게 가진 사람에게로 소득을 이전하는 데에는 아무런 추가적인 정당화가 필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계속 일을 했고 어떤 사람은 계속 말리부의 해변에서 서핑을 해서 소득의 격차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전자에게서 후자에게로 소득을 이전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 됩니다. 어떤 독립적인 다른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 재분배 효과를 내는 정책을 실행한다는 식의 논거를 대지 않고, 그 자체로 자동정당화되는 정책이 될 것입니다.

      롤즈의 입장은 (1), (2), (3)의 재분배는 받아들이되, 최협의의 재분배는 거부하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입장이 유의미한 것은, 결과 평등 그 자체가 하나의 내재적 가치라고 보거나, 언제나 도구적으로 상당한 가치라고 보는 견해를 지닌 정치철학자들이 일부 있기 때문입니다.

      롤즈는 저서에서 '재분배는 실시되지 않는다'는 애매하고 특정 방식으로 읽으면 터무니없게 되는 주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롤즈가 최광의, 광의, 통상적인 의미의 재분배를 거부했다는 식으로 롤즈를 읽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읽었다면 잘못 읽은 것이며 개념을 세심히 다루지 못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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