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y F. Baumeister & John Tierney, Willpower : Rediscovering the Greates Human Strength. 이덕임 옮김, 『의지력의 재발견』, 에코리브르, 2012는 이때까지 의지력에 관하여 나온 연구결과들을 종합하여 소개하여주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 형식으로 일별해보고자 한다.

 

질문1. 의지력이란 무엇인가.

질문2. 어떤 방법으로 의지력을 기를 수 있는가.

질문3. 의지력을 사소한 것에는 쓰지 않고 중요한 것에 발휘하는 요령은 무엇인가.

 

정리1. 의지력은 감정, 생각, 충동, 수행을 조절하는데 필요한 정신적 능력으로 한 시간, 하루와 같이 짧은 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한정된 자원이다.

 

이 정리를 증명하는 실험은 여러가지가 있다. 가장 간단한 실험은 유혹을 이기는데 의지력을 소모하도록 한 후, 의지력이 필요한 과제를 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유혹은 맛있는 것의 유혹, 의지력이 필요한 과제는 답이 없는 수수께끼 풀기다. 초콜릿을 먹은 학생 집단, 다른 이가 초콜릿을 먹는 것을 보면서도 무만 받아 먹은 학생 집단, 아무 것도 못보고 배고픈 상태로 있었던 학생 집단 중 초콜릿 먹은 집단과 아무 것도 못보고 못먹은 집단은 해답 없는 수수께끼 푸는 시도를 20분 가량 했지만, 유혹을 이기고 의지력을 발휘해야 했던 무만 받아먹은 집단은 불과 7분만 수수께끼를 푸는 시도를 했다. (위의 책, 34-36면.)

즉, 의지력은 한정된 자원이라, 하루 중 의지력을 소모케 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나머지 시간에는 제대로 의지력을 발휘하지 못한다.(위의 책, 37면) 

 

유혹을 이기는 것 뿐만 아니라, 의지력을 소모시키는 일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감정을 작위적으로 조절하기. 감정을 작위적으로 억누르는 것도, 작위적으로 폭발시키는 것도 의지력을 소모케 한다. 이런 요구를 받은 집단은 통제 집단에 비해 악력 기구를 누르는 시간이 훨씬 짧았다. (위의 책, 38면)

(2) 생각을 작위적으로 조절하기. 흰곰을 생각하지 마라는 요구를 받는 것과 같이 억지로 어떤 상념을 억누르는 것도 의지력을 소모케 한다. (위의 책, 39면) 억지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같은 것은 계속 그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리면서 억누르는 작업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좋지 않은 전략이다.   

(3) 충동을 조절하는 것도 의지력을 소모케 한다. (담배를 피지 않거나, 다이어트를 하거나.)(위의 책, 53면)

(4) 수행을 조절하는 것은 당연히 의지력을 소모케 한다. 수행 조절이란, "현재의 일에 에너지를 집중해 속도와 정확성을 기하고, 시간 관리를 잘하며, 그만두고 싶을 때에도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 할지라도 제대로 하려면 어느 정도 집중과 시간관리, 그리고 연속적인 작업을 위한 인내심 투여는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삶에서 감정 조절, 생각 조절, 충동 조절, 수행 조절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는 당면한 삶의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수행 조절에 의지력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일회적으로 잘 넘겨야 할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는 감정 조절과 충동 조절이 필요하다. 생각 조절은 작위적으로 하기보다는, 참이라고 생각되는 바를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받아들이고 몰두하는 것에 의해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생각 조절이 이렇게 비작위적으로 이루어지면, 감정 조절 역시 관점을 미묘하게 바꿈으로써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정리2. 중요한 일에 의지력을 소모하면 사소한 일에 쓸 의지력이 부족하다. 사소한 일에 의지력을 많이 소모하면, 중요한 일에 쓸 의지력이 부족하다.

 

시험기간의 대학생처럼 의지력을 소모케 하는 주된 과제를 부여받은 사람은 깨끗하게 매일 양말 갈아신기와 같이 의지력을 발휘해서 자기 규율을 할 필요가 있는 다른 생활 부문에서 규율 정도가 떨어진다. (위의 책, 47-49면) 그러나 시험기간에 깨끗하게 양말을 갈아신거나, 최상의 패션을 유지하는 일을 하는 것은 우선순위를 잘못 잡은 것이다. 시기에 따라 그때그때마다 집중해야 할 과제를 염두에 두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정리3. 어느 시기에 집중적으로 의지력 우선순위를 둬야 할 것은 한 가지로 잡는 것이 좋다.

 

커다란 변화를 시도하는 시기에는 다른 데 쓸 의지력이 적어진다. 그러므로 커다란 변화를 두 개 동시에 시도하려고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 변화 리스트를 여러 개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위의 책, 55면) 금연할 때 다이어트를 같이 시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위의 책, 78면) 특히, 두 가지 이상의 목표가 상충될 때에는 의지력 소모는 아주 급격히 이루어진다. 금연+절약 처럼 서로 조화되는 목표를 추구할 때보다, 직장에서의 성공과 화목한 가정생활 같이 상충하는 목표를 추구할 때 의지력이 더 고갈되고, 결국 어느 쪽도 성취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위의 책, 89면)

 

정리4. 인간을 포함한 동물에게는 생리학적으로, 의지력은 포도당을 소모하며, 포도당 수준을 적절하게 유지하며, 그 변화를 완만하게 만드는 것이 의지력 조절을 위해 중요하다.

 

의지력은 포도당을 소모한다. 자기 절제를 하면 포도당이 소모된다. (위의 책, 61-62면) 포도당 수준이 낮으면 폭력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아진다.(위의 책, 63면)  당뇨병 환자는 포도당 수준이 낮기 때문에 세심하게 자기 관리를 하지 않으면 폭발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거나, 주의력이 산만해지기가 다른 사람보다 더 쉽다. (위의 책, 64면).

그런데, 같은 맛이라 해도 설탕이 아니라 감미료의 경우에는 의지력 보충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설탕 보충된 이들은 어려운 컴퓨터 게임을 할 때 덜 좌절한다. (65-67면)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개도 마찬가지다. 동물도 의지력 고갈을 겪는 것이다. 그리고 동물도 포도당이 필요하다.(위의 책, 68면). 즉 모든 동물에게, “포도당이 자아 고갈로 인해 초래된 뇌의 변화를 회복시킨다”(위의 책, 69면). 생리전증후군도 포도당 부족으로 자기 절제에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위의 책, 70면)  

 

뚱뚱해지지 않으면서 의지력 보충하는 방법은 천천히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흡수가 느린 음식을 먹는 것이다.(위의 책, 79면). 그리고 아플 때에는 포도당이 면역체계를 위해 쓰여야 하므로 의지력을 요하는 작업을 하면 잘 안 낫는다.(위의 책, 80면) 그리고 피로할 때 잠을 못자면 포도당이 낮아진다. 자야지 혈관 속 포도당이 활성화된다. 잘 안자면 또 당뇨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위의 책, 81면)

 

정리5. 의지력을 잘 발휘하려면 분명한 방향이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설정된 목표는, 자신에게 가치 있다고 납득이 되고, 명료하고, 달성 가능하고, 또 적당한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초등학생(7세-10세) 아동들에게는 단기적 목표 설정이 장기적 목표 설정보다 나앗다. (위의 책, 94면). 그러나 고등학생들에게는 장기적 계획이 중기나 단기보다 더 수행능력을 향상시켰다. 그것은 장기적 목표와 현재의 수행 간의 연관성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위의 책, 95면)

 

일별 계획과 월별 계획 중 월별 계획이 수행 성과가 높았다. 왜냐하면 일별 계획은 시간 낭비가 많고,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패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고 의기소침해진다. 반면에 월별 계획은 조정가능하면서도 어느 정도 목표감을 준다. (위의 책, 97-98면)

 

정리6. 의지력 소모는 특히 미결정상태에서 두드러진다. 따라서 결정을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적시에 하는 것은 의지력을 아끼기 위해 필수적이다.

 

계획을 세우고 나면 마음에 걱정거리나 미결정상태로 남아 있는 일이 없게 되므로, 그만큼 의지력 고갈이 막게 되고, 실제 수행으로 이어질 확률도 높게 된다. (위의 책, 109-110면.) 따라서 해야 할 일들은 잔뜩 쌓아두고 그걸 다 걱정하는 것보다는, 그때그때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은 다 처리해버리고,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남겨두는 것이 좋다. (위의 책, 112-113면) 뭘 선택하거나 하는 결정을 하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의지력이 소모된다. (위의 책, 121면) 그 결정이 컴퓨터 드라이브를 고르는 것과 같이 사소한 것이라도 그렇다. 그리고 결혼 선물 고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4분까지는 괜찮아 하며 하지만 시간이 12분 정도로 늘어나면 괴로워한다. (위의 책, 125면)

  의사결정의 괴로움이 커져 자아가 고갈되면 현상유지를 택한다. 가석방 업무를 담당하는 판사는 가석방 결정하면 의지력이 고갈되기 때문에, 의지력 고갈된 상태에서 가석방은 불허한다. 그것이 현상유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밥 먹고 포도당 보충 되면 또 가석방 허가 확률이 높아진다. (위의 책, 127면) 짝짓기에서 현상 유지는 짝을 고르지 않는 것이다. 인터넷 짝짓기 사이트가 의외로 성과가 낮은 것은 선택 범위가 넓어져 사람을 고르는데 막대한 의지력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막상 연애를 수행하는데까지 나아가지 못한다. 반면 참가자가 이미 정해져 있는 소그룹 미팅에서는 커플이 더 잘 탄생한다. 대충 척 보면 누가 마음에 들고, 누가 나를 마음에 들어할 것인지 답이 금방 나오기 때문이다. (131-133면) 

 

정리7. 자기 규율 원천이 되는 정체성을 가진 자아 인식은 자기 절제력을 높인다.

 

사람들은 거울을 보면 자아 인식을 발동시키기 때문에 자기 절제력이 높아진다. (위의 책, 145면). 애들도 거울 앞에 사탕을 가져다 놓으면 지시대로 사탕에 대한 유혹을 더 잘 견딘다. 자아 인식은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비추어 임무를 상기하는 것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위의 책, 147면) 자아 인식은 다른 사람들의 보는 눈에 의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우리의 정체성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상당한 정도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 절제의 정도나 수행 성과의 정도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게 되면 성취도가 높아진다. 자아 인식을 객관적인 피드백을 통해서 강화하기 때문이다. (위의 책, 155-157면) 동료 집단에 의한 조력과, 자기 절제 성과의 공유, 그리고 압력은 의지력을 높여준다. (위의 책, 228면)

 

정리8. 사소한 것이라도 유용하고 뚜렷한 목표를 갖고 그 목표를 향한 수행을 하면, 의지력이 향상된다. 그리고 이렇게 향상된 의지력은 다른 분야의 활동에도 쓰일 수 있다.

 

2주 동안 생각날 때마다 자세를 똑바로 하고 앉거나 서는 훈련을 한 사람은, 훈련 뒤에도 이와는 상관 없는 자기 절제 테스트에서 향상된 능력을 보였다. (위의 책, 168-169면) 반면에 2주 동안 감정을 통제하는 훈련을 한 집단은 암런 향상을 보이지 않았다. 이건 감정이라는 게 통제 훈련으로 의지력을 키울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은 “자기 문제에 대한 관점을 바꾸거나 다른 일에 관심을 돌리는 등의 미묘한 방식으로” 조절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감정 조절 훈련은 의지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위의 책, 169면)

똑바로 앉기 훈련을 한 참여자들은, 흰곰을 생각하지 않는 일로 정신력을 소모한 다음 악력 기구를 누르는 테스트를 했을 때 2주 뒤에 더 큰 성취도를 보였다. (170면).

즉 수행조절이 의지력을 키우는 데 중심이 된다. 이것은 -를 하지 마라라는 금지 형태가 아니고, 훨씬 더 뚜렷한 목표를 향해 전진해 나아가는 행위들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행조절의 예로, 다른 것을 들어보면, 다른 의지력 훈련으로는 익숙하지 않은 손을 쓰는 훈련. 언어 습관을 바꾸는 훈련이 있다. (171-172면.)

물론 수행조절에는 충동조절이 포함된다. 어떤 수행을 하려면 그 수행을 방해하는 욕구는 누르는 것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런 적극적 목표가 없는 상태에서 욕구를 소극적으로 누르려고 하는 것과, 어떤 적극적 목표를 추구하다보니 그것에 방해가 되는 욕구를 때때로 물리치는 것은 다르다. 의지력을 근육처럼 키우려면 전자가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의지력을 키우는 자기 절제 프로그램은 체력 단련, 돈 관리, 공부 습관 향상 훈련(위의 책, 174면)과 같은 수행적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비단 체력 단련이면 체력 단련과 관련된 의지력 뿐 만 아니라 다른 방면에 소모될 의지력 전체 양을 키운다. “한 분야에서의 자기 절제 훈련이 삶의 모든 부분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이들은 담배도 전보다 덜 피웠으며 술도 적게 마셨고 집안도 더 깼이 청소했다. (...) 예전보다 게으름도 줄었다.”(위의 책, 175면)

 

정리9. 자기절제를 하는 행위로 나아가는 단서들을 생활 내에 결박시켜 두면, 그것이 의지력을 발휘하게 하는 안전장치가 된다.

 

자기 자신을 지향하는 정체성에 의식적으로 묶어두고, 그 정체성과 관련된 작은 행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그 뒤의 일은 자동연쇄적으로 자기 절제의 흐름을 따라가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다. 이를테면 아프리카 탐험가인 스탠리가 열대 우림 속에서 매일 면도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194-195면) “매일 면도를 함으로써 스탠리는 큰 정신적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도 정리된 상태에서 삶을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얻었다.” (202면). 면도되어 깔끔한 자신의 얼굴, 그리고 면도라는 일상을 반복하는 일이, 자아상을 상기시켰고, 연쇄적으로 그 날 하루의 일들을 수행하게 해준 것이다.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매일 한 줄을 쓰는 단서를 실행하면 된다. “대학교수 사이에서는 종신교수가 되는 것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일인데, 대부분의 대학에서 종신교수가 되려면 독창적이고 품격 높은 논문을 출간하는 것이 핵심이다. 밥 보이스(Bob Boice)라는 한 연구자는 이제 막 교직 생활을 시작한 젊은 교수들의 집필 습관을 관찰했다. 그런데 어떤 교수들은 준비가 될 때까지 자료를 수집한 다음 한꺼번에 집중적인 에너지를 발휘해 1-2주 동안 몰아서 집필했다. 또 다른 교수들은 꾸준한 속도로 하루에 1-2쪽씩 집필하고, 어떤 이들은 그 중간의 방식을 취했다. 몇 년 후 교수들을 추적해본 결과, 보이스는 그들의 지위가 현격하게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루에 1-2쪽씩 꾸준히 집필한 교수들은 업무적으로 상당히 훌륭했고 대부분 종신교수가 되었다. 하지만 이른바 ‘폭풍 집필’을 한 교수들은 성과가 훨씬 나빴다. 많은 이들이 중간에 자리를 잃었다. 따라서 젊은 작가와 촉망받는 교수들에게 하고 싶은 충고는 이러한 결과와 다르지 않다. 즉 매일 집필하라. 자기 절제력을 발휘해 습관을 만들다 보면 장기적으로 볼 때 적은 힘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203-204면)

 

정리10 자기 절제를 위한 절제 지침, 의지력을 기르는 프로그램의 수행 지침은 if x then y의 형태로 구성되어야 하며, 여기서 x와 y는 명석판명한 것이어야 한다.

 

자기 절제를 위해서는 절제 지침은 명시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적당한’음주와 흡연을 하겠다는 것은 명시적 규정이 없는 것이다. (위의 책, 238면)

이러한 의지력 발휘의 요령 지침들은 다이어트에서 특히 중요하다. 자기절제력은 다른 분야에는 상호호환성을 갖지만, 다이어트는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즉, 자기 절제력 높은 사람이 평균 보다 약간 더 체중 조절을 잘할 뿐이라는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도 체중 조절 신경 많이 쓰고 자기절제력 강한 사람이지만 뚱뚱해졌다 날씬해졌다가 중구난방이다. (위의 책, 279면) 다이어트가 특히 어려운 것은, 먹지 않기 위해서는 의지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의지력을 갖추려면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영양학적 진퇴양난”이다. (위의 책, 290면) 이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려면 여러가지 요령이 더 세심하게 필요로 한다. 하나는 의지력을 소모할 계끼를 최대한 적게 만드는 것이다. 미리 먹는 것을 보이지 않게 치운다. 만약x라면 y한다는 식으로, 다이어트라는 목적과 관련하여 어떤 상황에 부딪혔을 때 다시 의사결정하느라 의지력을 소모하지 않도록 ‘실행 의도’를 미리 마련하면 된다. 날씬한 사람들과 어울린다. 매일 체중을 잰다. 자신이 먹는 음식을 관찰한다. (292-299면)

 

정리11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가에 대한 자기 인식은 자기 절제와 별 관계 없다.  

 

자존감이 자기 절제와 규범 준수의 열쇠라고 믿는 운동이 한때 폭풍 유행을 일으켰지만, 실제로 범죄자들은 매우 높은 자기 자존감을 갖고 있었고, 또 학생들은 성적이 나빠질 때 오히려 자존감이 상승되는 자료들도 있다.(244-245) 여기서 '자존감'은 심리학에서 쓰이는 특수한 의미로, 존 롤즈가 이야기하는 자존감은 아니다. 이것은 위계의 세계상을 전제한다. 남들에 비해 얼마나 자신이 더 잘난 사람이냐 하는 비교의 의미를 내포한다. 따라서 이러한 의미의 자존감이 높으면 높을수록 특권의식을 갖게 되고, 다른 사람들이 응당 나에게 해줘야 하는 바에 대한 강한 기대를 갖게 된다. 그리고 그 기대가 어긋나게 되면 폭발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수많은 과학 논문을 분석한 메타 결과에 의하면 적어도 미국, 캐나다에서 자존감이 낮아서 뭐가 크게 문제되는 경우는 없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미 자기 자신에 대해 충분히 만족한다.” (246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원인 규명과 설익은 자존감 높이기 정책의 폭풍 유행으로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나르시시즘이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미국에서.

 

정리12 의지력을 폭풍 발휘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 예방적 조치에 의지력을 쓰는 것이 요령의 핵심이다.

 

예전 티브이 다큐멘터리에서, 프로게이머와 일반인이 게임을 하는 뇌영상 장치를 보여준 적이 있다. 게이머가 훨씬 더 적은 부위의 뇌 부위가 활성화되었다. 그는 가장 효과적인, 이미 검증된 경로를 통해서만 사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의지력이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폭풍 발휘하게 된다면, 또는 일부러 폭풍 발휘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면, 그것은 의지력을 제대로 쓰는 것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폭풍 발휘는 의지력을 기르는 좋은 방법도 아니다. 미육군식으로 매일 5마일을 뛰고 푸셥과 싯업을 하는 꾸준하고 계획성 있는 근력운동이 근육과 체력을 키우지, 대충 웃통 벗고 아침에 뛰는 것만 하다가 천리 행군 1년에 한 번 하는 한국육군식 폭풍 운동은 골병만 든다. 무릎 다 나가고 물집에서 봉화직염으로 발전하고 막 그런다.

“자기 절제력이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욕구를 참는 데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왜 일까? 이들은 자기절제력을 비상사태에서 직접 사용하기보다는, 그 비상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조치 요령들을 취하는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혹과 갈등을 직접 겪으면서 대량 의지력 소모 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이다. (위의 책, 306면) 흔히들 완벽주의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 미루는 습관(proscrastination) 역시 사전조치를 취해서, 충동 때문에 일의 지속적 수행이 막히는 사태를 미리 예방하는 요령의 꾸준한 실천 부족 때문이다. (위의 책, 312-313면) 미루는 사람은 마감일이 닥쳐 훨씬 더 큰 스트레스가 쌓인다. 이 스트레스에 의지력이 소모되어 실제 일 수행에는 그만큼 적은 의지력이 동원된다. (위의 책, 310면) 그럴바에 평소에 꾸준히 예방조치를 취하면 실제 일에 쓰여야 하는 의지력을 제대로 아꼈다가 일에 발휘할 수가 있게 된다.

 

십여년 전에, 사법시험 1차나 2차 시험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을 때 관악구 신림9동의 PC방은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사람으로 가득 차곤 했다. 그들은 공부를 그동안 많이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그 시간에 스타크래프트를 한다. 그러면서 공부해야지 공부해야지 하면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인다. 이것이 바로 울면서 스타크래프트 하기다. 울면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면 의지력이 소모된다. 즉 수행해야 하는 일 대신 다른 일에 의지력을 소모하게 되는 것이다.  

 

예방적 조치를 꾸준히 취하는 것은, 폭풍 발휘할 상황을 예방하는 것과 아울러, 그런 예방적 조치를 꾸준히 함으로써 그 자체가 의지력 훈련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예방적 조치를 취할 것인가.

(1) 자신이 신경 쓰는 보는 눈이 있도록 한다. 자기절제력을 낮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은 보는 눈이 적다는 것이다. (위의 책, 268면)

(2) 자기 절제를 절차적 단계에 따라 발휘하도록 한다. 게임은 “자기 절제의 기본적인 단계를 더욱 정교하게 세분화했다. 분명하고 획득 가능한 목표를 설명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며, 계속 연습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우는 것이다.” “성공은 조건적이지만, 계속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당신 손에 들어올 수 있다.”  (위의 책, 273면)

(3) 자기 절제는 절대적 금욕주의가 아니라, 더 나은 경로로 유도하는 요령과 같은 것이다. 이를테면 다이어트를 할 때 어떤 음식에 유혹을 느낀다면, 절대 안돼라고 말하지 말고 나중에 먹으면 돼라고 말한다. 그러면 나중에 훨 덜 먹게 된다. (위의 책, 301-303면)

(4) 대안을 남기지 않는다. 글을 쓰든지 아무것도 하지 않든지 두 가지 중 하나만 하겠다. 라든지, 옷을 사러 간다면 지갑에 든 현금만 쓰겠어라고 명시적인 x면 y한다. (위의 책, 326면)

(5) 자주 보상한다. 그리고 보상도 y했으면 z를 준다는 식으로 명시적인 if then 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에도 위 정리에서는 이미 예방적 조치들의 요령이 구현되어 있다. 앞서 정리한 것을 다시 일목요연하게 보자면 다음과 같다.

 

정리1. 의지력은 감정, 생각, 충동, 수행을 조절하는데 필요한 정신적 능력으로 한 시간, 하루와 같이 짧은 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한정된 자원이다.

정리2. 중요한 일에 의지력을 소모하면 사소한 일에 쓸 의지력이 부족하다. 사소한 일에 의지력을 많이 소모하면, 중요한 일에 쓸 의지력이 부족하다.

정리3. 어느 시기에 집중적으로 의지력 우선순위를 둬야 할 것은 한 가지로 잡는 것이 좋다.

정리4. 인간을 포함한 동물에게는 생리학적으로, 의지력은 포도당을 소모하며, 포도당 수준을 적절하게 유지하며, 그 변화를 완만하게 만드는 것이 의지력 조절을 위해 중요하다.

정리5. 의지력을 잘 발휘하려면 분명한 방향이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설정된 목표는, 자신에게 가치 있다고 납득이 되고, 명료하고, 달성 가능하고, 또 적당한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정리6. 의지력 소모는 특히 미결정상태에서 두드러진다. 따라서 결정을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적시에 하는 것은 의지력을 아끼기 위해 필수적이다.

정리7. 자기 규율 원천이 되는 정체성을 가진 자아 인식은 자기 절제력을 높인다.

정리8. 사소한 것이라도 유용하고 뚜렷한 목표를 갖고 그 목표를 향한 수행을 하면, 의지력이 향상된다. 그리고 이렇게 향상된 의지력은 다른 분야의 활동에도 쓰일 수 있다.

정리9. 자기절제를 하는 행위로 나아가는 단서들을 생활 내에 결박시켜 두면, 그것이 의지력을 발휘하게 하는 안전장치가 된다.

정리10 자기 절제를 위한 절제 지침, 의지력을 기르는 프로그램의 수행 지침은 if x then y의 형태로 구성되어야 하며, 여기서 x와 y는 명석판명한 것이어야 한다.

정리11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가에 대한 자기 인식은 자기 절제와 별 관계 없다.  

정리12 의지력을 폭풍 발휘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 예방적 조치에 의지력을 쓰는 것이 요령의 핵심이다. <끝>

 

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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