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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1

[질문답] 공리주의는 유정적 존재 자체가 내재적 가치를 갖는다고 보는가 회원질문: 교수님의 기본권 제한심사의 법익형량과 그 외 논문을 읽어가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국가완전주의 쟁점과 법해석'이라는 논문을 보다가 스캔론이 공리주의를 연성 목적론으로 분류한 것을 알았습니다. '공리주의와 같은 연성목적론에서는 사람들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욕구 충족이나 선호 만족과 같은 긍정적인 주관적 마음 상태는 그것이 어떻게 초래되었건 모두 내재적 가치를 갖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나 롤즈의 이론을 보면 공리주의를 '개인의 개별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라고 하여, '각 개인은 그 자체로 내재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이 문장의 후문은 저의 해석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공리주의에서 유정적 존재의 마.. 2021. 4. 22.
[인간학] 삶의 구체적 과정을 이끌어나가는 지침으로서 쾌락 원리 1. 개념의 한정 쾌락 원리는 상이한 맥락에서 상이한 이념을 지칭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삶의 구체적 과정을 이끌어나가는 지침으로서 쾌락 원리다. 2. 정의 그런 지침으로서 쾌락 원리란 무엇인가? 그것은 양면을 갖는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자신이 받아들인 가치 있는 목적에 부합하는 한, 가장 쾌락적인 행위 경로를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받아들인 가치 있는 목적에 부합하는 경로로 거칠 수밖에 없는 경로를 가장 쾌락적으로 경험하도록 정신과 육체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원리이다. 3. 주의 : 가치 자체에 대한 원리가 아님 즉 이런 제한된 의미에서의 쾌락 원리는 무엇이 가치 있는가 자체를 근원에서 결정하는 원리가 아니다. 무엇이 가치 있는가에 .. 2021. 1. 25.
[조립물] 행위의 구성적 전제로서의 자유와 그 함의 한낱 움직임 또는 움직임에 그치지 않는 많은 인간의 행위는 자유를 그 구성적 전제로 요한다. 여기서 말하는 행위란 이유를 검토하여 선택하거나 수정하거나 그만둘 수 있는 신체와 정신의 움직임 또는 움직이지 않음이다. 심장의 박동은 행위가 아니다. 갈증남도 행위가 아니다. 눈썹이 자연스레 떨어짐도 행위가 아니다. 무릎을 치면 다리를 올리는 반사작용도 행위가 아니다. 그러나 어떤 것을 참이라고 믿는 것, 정책을 채택하고 시행하는 것,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것은 행위이다. 어떤 행위가 이유를 검토하여 선택하거나 수정하거나 그만둘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면 그것은 한낱 일련의 몸짓과 정신적 사건들의 연쇄에 불과하다. 관처럼 생긴 고문도구에 들어가 암흑 속에서 꼼짝없이 구속되어 있다면 전혀 움직이지 않음이라는 물리.. 2021. 1. 20.
[조립물] 주제 식별의 소홀과 혼동 어떤 것이 진지한 논의의 대상이 된다면, 바로 그것을 구성하는 명제의 참과 거짓이 논증대화의 주제가 되어야 한다. 만일 논증대화의 주제가 다른 것과 쉽게 혼동되고 이탈된다면, 문제된 그것은 적어도 일부 참여자에게 진지한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논증대화에서는 식별된 주제에 따라 적합한 논거와 적합하지 않은 논거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즉 주제를 정확하게 식별하지 못하면 적합하지 않은 논거를 적합한 논거로 잘못 생각하게 된다. 다음과 같은 대화를 살펴보자. A: 지금 기온이 몇 도지? B: 영하 4도야. A: 어쩐지 춥더라! 추워서 짜증나 미치겠어! B: 네가 짜증이 나면 안 되지. 그렇다면 영상 10도야. 기온을 묻고 답할 때 주제는 실제 객관적인 사실로서 현재의 기온이다. 왜 영하 4도인지 물으면.. 2020. 12. 24.
[조립물] 주관과 객관의 세 맥락과 도덕의 객관성 주관/객관의 구분은 논의 맥락에 따라 상이한 의미를 갖는다. 이 논의 맥락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중 한 맥락에서 타당한 결론을 다른 맥락으로 그대로 이전시킴으로써 오류를 범하기 쉽기 떄문이다. 첫 번째 논의 맥락은 존재론적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주관적인 것은, 그 존재 여부가 인식 주관과 떼어낼 수 없는 관계에 있어 인식 주관이 없어지면 그 대상(사물 내지 현상)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빛의 파장은 객관적이다. 반면에 색은 빛의 파장을 어떤 시각적 감각질로 인식하는 생리학적 구조를 가진 주체가 사라지게 되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주관적이다. 만일 우주의 모든 유정적 존재가 빛의 파장에 청각적으로만 반응하는 감각질을 경험하는 생리학적 구조를 갖고 있고 시각은 아예.. 2020. 11. 25.
[조립물] 당론에 어긋나는 표결 행위를 한 의원에 대한 당의 징계 및 징계 근거가 된 당규의 적법성에 관한 소고 문제: X 법률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었는데, A당의 당론은 법률안 X를 의결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당 소속의 K 의원은 법률안 X에 대해 찬성 투표를 하지 않고 기권을 하였다. 그러자 A당은 이것이 당론에 위반되는 행위라 하여 K 의원에 대하여 징계를 의결하였다. 이 때 A당의 징계는 다음과 같은 A당 당규 제7호 제14조 제1항 제2호에 의거하여 이루어졌다.(이하 '이 사건 당규'라고 한다.) A당의 징계행위의 적법성에 대하여 논하라. [다음] 당규 제7호 윤리심판원규정 제14조(징계의 사유 및 시효) ① 당원 또는 당직자에 대한 징계의 사유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당헌·당규에 위반하거나 당의 지시 또는 결정을 위반하는 경우 2. 당의 강령이나 당론에 위반하는 경우 3. 윤리규범.. 2020. 6. 21.
[인간학] 감사하는 습관의 수수께끼 1. 감사하는 습관의 수수께끼 같은 성격 많은 심리학 연구들이 감사하는 습관이 인간의 주관적 행복감에 긍정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러한 심리학 연구는 감사에 대한 철학적 해명 없이, 단지 감사를 조작적으로 정의할 뿐이다. 즉 그것은 어떤 사태가 일어난 것은 그보다 열악한 다른 사태가 일어난 것에 비해 좋은 일이라는 당사자의 인식과 음미로 정의된다. 그래서 이 연구들이 제시하는 감사의 목록에는 원칙적으로 한계가 없다. 어제 자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지 않고 깨어나서 오늘을 살게 된 것도 감사하고, 오늘 통근하면서 교통사고가 나지 않은 것도 감사하다. 외식을 했는데 늘 먹는 맛있는 음식이 나와서 감사하다. 헬스장에 가서 가뿐하게 운동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등등. 따라서 이런 연구.. 2020. 6. 6.
[조립물] 모순과 반대 두 명제 p, q가 모순이라는 것은 p가 참(T)이라면 q는 반드시 거짓(F)이고, p가 거짓(F)이라면 q는 반드시 참(T)이라는 말이다. 즉 p와 ~p는 모순이다. 반면에 두 명제 p, q가 반대라는 것은 P와 q가 모두 참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즉 p와 q는 동시에 거짓일 수는 있다. 따라서 p가 참인데 q가 거짓, p가 거짓인데 q가 거짓, p가 거짓인데 q가 참 세 가지 경우의 수가 모두 가능하다. 규범 명제에서 '수범자는 p를 해야 한다'와 '수범자는 p를 해야 한다는 것이 참이 아니다'는 모순이다. 다른 한편으로 '수범자는 p를 해야 한다'와 '수범자는 ~p를 해야 한다'는 반대다. 이 둘은 동시에 타당한 규범일 수는 없다. 그러나 둘 다 부당한 규범일 수는 있다. 즉 수범자는 p나 ~p를.. 2020. 6. 1.
[조립물] 혐오표현(hate-speech)의 규제와 표현의 자유 1. 혐오표현은 법개념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실패한 개념이다. 혐오표현(hate-speech)은 일정한 집단에 대하여 혐오나 증오를 표현하는 언어적 행위를 말한다. 오늘날 혐오표현에 관한 논의는, 일정한 표현들을 '혐오표현'이라는 범주에 집어넣고, 곧바로 그것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의 차원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그 규제는 법제도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제안되고, 따라서 규제의 대상이 되는 범주는 법개념으로서 엄밀한 것이어야 한다. 법개념으로서 엄밀하다는 것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1) 그 범주가 명확성 원칙에 부합하게 구획된다. (2) 규제대상이 되는 범주는, 그 범주에 속하는 것이 헌법 규범에 비추어 보아 규제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혐오표현이라는 범주는 이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지.. 2015. 10. 16.
[조립물] 법의 경제적 분석의 한계 -"사상의 자유시장"은 태도의 은유일 뿐,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타당한 논증이 아니다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5. 10. 16.
[조립물] 표현의 자유 개념의 게리맨더링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표현의 자유' 개념은,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표현을 하도록 국가에 의하여 허락받은 상태'이다. 이러한 개념 이해에 따르면, 문제를 일으키는 표현은,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것은 정의상(on definition)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이해는 좌우와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 사회의 정치적 토론에서는 애초에 '표현의 자유'라는 말은 오직 수사적인 값만을 갖는다. 왜냐하면 결국 핵심은 "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표현될 수 없고, 그렇지 않은 것은 표현될 수 있다"에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에 대한 의견 차이가 되기 때문이다. '자유' 개념은 논증 끝에서야 등장하며, 결론을 수사적으로 강조.. 2015. 5. 9.